개방적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이 현재 세계 경제와 함께 구조적 침체에 빠진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세계 경제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화로 인한 자본과 인력의 이동, 무역상품의 다양화와 기술혁신을 통한 품질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그 가운데 규모의 경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보, 저렴한 인력으로의 자본이동, 기술혁신에 필요한 풍부한 자금 등으로 대기업들의 이윤 창출이 늘어났고 노동인력에 대한 보수가 줄어들었다. 선진국의 확장적 거시정책에 따라 소득 이상의 수요가 오래 지속됐고 이에 대해 글로벌 시장 진입에 성공한 신흥국에서 공급이 늘어나며 세계 경제는 호황을 이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과 부채로 어느 정도 유지되던 수요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축소된 임금에 따른 소득 불균형으로 중간층이 사라지며 한계에 도달했다. 수요부족으로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연결돼 특화된 기술이나 경력이 부족한 노동인력, 특히 청년들 중심의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 선진국들은 '경제 선순환의 파괴'로 더 이상 거시경제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을 이룰 수 없게 됐다. 이에 더해 중국의 투자성장 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의 통화 정상화로 잉여 글로벌 유동성 자금의 조정이 시작되면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선진국들과 나란히 위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수출의존적인 한국은 자체적 내수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글로벌 성장둔화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올해의 글로벌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한국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소득 불균형 심화에 따른 선순환 약화에 더해 가계부채 증가로 가중된 미래소비에 대한 부담 등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른다면 소비회복은 더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고령화와 소득둔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시장을 통한 경기회복도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의 투자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률 둔화처럼 우리도 현 상황을 우리 경제구조의 정상화를 꾀하는 기회로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20년을 내다볼 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우리뿐 아니라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구조적 침체에 처한 상황에서 어느 국가가 이런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먼저 해결해나가느냐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때 우뚝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가 지나치게 소비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책적 부양이 어느 정도 제공돼야 하겠지만 구조적 문제는 구조조정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차원에서 혹은 대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와 국내적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국내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국경과 관계없이 자유로운 생산요소의 이동이 가능한 환경, 서비스업을 포함한 열린 시장의 접근성과 공평한 경쟁이다. 지금 우리가 해서는 안 될 가장 큰 실수는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해석해 산적한 우리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는 일이다. 구조적 문제 해결에 비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2%가 될지 3%가 될지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과 부채로 어느 정도 유지되던 수요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축소된 임금에 따른 소득 불균형으로 중간층이 사라지며 한계에 도달했다. 수요부족으로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연결돼 특화된 기술이나 경력이 부족한 노동인력, 특히 청년들 중심의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 선진국들은 '경제 선순환의 파괴'로 더 이상 거시경제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을 이룰 수 없게 됐다. 이에 더해 중국의 투자성장 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의 통화 정상화로 잉여 글로벌 유동성 자금의 조정이 시작되면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선진국들과 나란히 위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수출의존적인 한국은 자체적 내수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글로벌 성장둔화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올해의 글로벌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한국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소득 불균형 심화에 따른 선순환 약화에 더해 가계부채 증가로 가중된 미래소비에 대한 부담 등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른다면 소비회복은 더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고령화와 소득둔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시장을 통한 경기회복도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의 투자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률 둔화처럼 우리도 현 상황을 우리 경제구조의 정상화를 꾀하는 기회로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20년을 내다볼 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우리뿐 아니라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구조적 침체에 처한 상황에서 어느 국가가 이런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먼저 해결해나가느냐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때 우뚝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가 지나치게 소비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책적 부양이 어느 정도 제공돼야 하겠지만 구조적 문제는 구조조정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차원에서 혹은 대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와 국내적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국내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국경과 관계없이 자유로운 생산요소의 이동이 가능한 환경, 서비스업을 포함한 열린 시장의 접근성과 공평한 경쟁이다. 지금 우리가 해서는 안 될 가장 큰 실수는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해석해 산적한 우리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는 일이다. 구조적 문제 해결에 비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2%가 될지 3%가 될지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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