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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향한 또 한번의 核 도박… '게임체인저' 노리는 北

北 "수소탄 핵실험 성공"

핵보유국 지위 인정받아

대북정책 판 뒤집기 포석

朴 "북핵 성격 근본 변화"



북한이 6일 제4차 핵실험을 전격 실시하면서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또 한번 도박에 나섰다. 새해 벽두부터 처음으로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는 9·19공동성명에 근간을 둔 국제사회 대북정책의 판을 뒤엎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낮12시30분(평양 시간 정오) 조선중앙TV의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이날 오전10시30분께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인공지진파가 감지된 지 2시간 만에 나왔다.

주목할 대목은 북한의 이번 수소폭탄 실험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다. 수소폭탄은 공식 핵보유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외에는 개발하지 못한 영역이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계 정상화, 경제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9·19공동선언의 파기를 의미한다. 이에 근거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기존 북핵 정책에 대한 근간도 송두리째 흔들리게 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이날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지하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첫 시험용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 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대선정국에 돌입하면서 북한 문제를 외면하자 이번 수소폭탄 실험을 통해 북한이 미국 조야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정치적 목적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의 담판으로 평화체제 논의를 비롯해 당면 현안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충격요법'을 썼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중국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문순보 자유민주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동북아 지정학 관계상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잘 안다"면서 "미국과 중국에 일종의 '공세적 흥정'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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