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입이 6개월째 감소세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벌어진 방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현상이 최근 해소되고 증가세로 반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지출은 여전히 줄고 있는 것이다.
6일 한국은행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관광수입은 12억6,07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했다. 메르스 사태가 터진 6월 전년 동기 대비 35.5%, 7월 48.9%, 8월 24.5%가 크게 감소한 데 이어 9월에도 31.3%, 10월 24.3% 등 여전히 감소세다.
메르스가 사라지면서 10월부터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후에도 이들의 관광지출은 줄고 있는 것이다. 6~9월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10월에는 5.0%, 11월에는 2.9% 늘었다. 즉 관광객 전체 숫자는 늘어나지만 1인당 지출이 줄어든 셈이다. 11월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1,09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5%가 줄었다. 1인당 지출은 8월 2.6% 증가로 그럭저럭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다 9월부터 급락했다. 9월 29.1% 감소, 10월에 27.9% 감소였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중하다 보니 저가패키지 상품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할인행사가 오히려 외국인의 소비총액을 줄였다는 분석도 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 등 세계경기의 둔화로 소비성향이 낮아진 것도 악재다.
지금까지 쇼핑에 중점을 둔 관광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쇼핑만으로는 높아진 관광객들의 관광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상품과 지역관광지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 국민의 해외관광 비용이 늘어나는 반면 수입감소로 2015년 관광수지 적자는 6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1~11월은 55억달러 적자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109억달러 적자) 이후 최대치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닌,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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