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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글로벌경제를 말한다] 린웨이지 IMF 베이징사무소 주재 대표

中 증시 폭락은 불확실성 탓… 땜질 부양책 아닌 일관된 정책 필요

린웨이지1


올 성장률 하락 등 6가지 도전 직면… '뉴노멀' 순탄치 않을 것

美 금리 올렸지만 긴축 힘든 中은 금리·지준율 더 내릴수도

보유외환 충분… 자본유출 막기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없을 듯

對中수출 많은 한국 등 위험 신호 선제적으로 판단해 대응을


"(안정적 중속성장을 위한) 중국 경제의 뉴노멀(신창타이·新常態)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태평양 금융감독체제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린웨이지(사진) IMF 베이징사무소 주재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 경제가 여섯 가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린 대표가 말하는 여섯 가지 도전은 △경제성장률 하락 △주식시장·환율 변동성 △리스크 증대 △거시정책 대응 △개혁 진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스필오버(전이) 효과의 불확실성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은 중국 경제의 위험신호를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4일 새해 첫 중국 증시가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폭락한 후 이뤄진 추가 전화 인터뷰에서 린 대표는 "예상됐던 제조업 지표 하락임에도 중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올해 중국 경제의 방향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 급락은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원인"이라며 "금융감독관리를 강화하고 시장에 통일된 정책신호를 전달하는 한편 좀 더 긴축적인 주식·채권 발행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해 첫 거래일 중국 증시가 폭락했다. 원인은 무엇인가.

△제조업 지표의 하락, 중동 정세 불안 등이 표면적인 원인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다. 오히려 서킷브레이커가 시장 급락을 부추겼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 역시 증시에 부정적이다. 외국인 투자가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가만히 앉아서 환손실을 입게 되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4억9,100만위안에 달한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또 나오지 않겠나.

△새해 첫날부터 놀랐으니 금융당국이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증시 폭락에 이은 부양책, 감독 강화라는 반복되는 패턴은 투자자의 불안감만 키울 뿐이다. 좀 더 거시적이고 일관된 정책신호가 필요하다. 지난해 증시 폭락 이후 중국 정부도 증시감독관리에 많은 노하우가 생겼다. 투자심리 자극과 함께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시장 안정, 특히 증시 안정을 위해 어떤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보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의 신중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금융기관 간 협조는 물론 정보 공유를 총괄하고 시스템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감독체계가 갖춰져야 금융 시스템 개혁을 가속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우선 인터넷 개인 간 거래(P2P) 금융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중국 금융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그림자금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중국 경제의 회복 시기를 언제로 보나.

△IMF는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 수준인 6.8%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증가율이 전년보다 상대적으로 둔화됐고 수입도 축소됐다. 수출과 산업생산도 좋지 않다. 다만 소비가 안정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수출과 투자에 집중된 성장의 방향을 소비로 바꾸려는 중국 경제의 현재 목표를 감안하면 긍정적이다. 중국 경제의 구조변화가 완료되는 시점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회복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언제라고 못 박을 수는 없지만 5년 내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IMF는 현재 제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6.3%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1·4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이 전망은 조정될 수 있다.

-중국의 잠재성장률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분석하나.

△잠재성장률은 IMF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문이다. 성장모델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중국의 잠재성장률도 달라져야 한다. 중국 내에서는 7%에서 곧 8%로 복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지만 IMF는 총요소생산성(TFP)을 고려할 때 6~6.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조치가 필요하다.

-중국이 채무 위협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정작 명확한 통계는 없다. IMF에서 보는 중국의 채무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중국의 채무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숫자가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채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중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한다. IMF에서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을 200% 정도로 보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주창한 뉴노멀(신창타이)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나.



△뉴노멀의 원년으로 불리는 지난해 중국 정부는 재정정책 강화와 유연한 금융정책 시행, 구조개혁과 성장모델 전환 등을 통해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서 자원 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중국 정부는 개방과 시장을 기초로 하는 가격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의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드는 것도 시장에 의한 자원 배분이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공급개혁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과잉생산은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공급개혁의 핵심은 과잉생산을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자원 배치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 국유기업 개혁을 통해 자원의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지방 국유기업에 대한 퇴출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공급개혁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하지만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거대한 부실 공룡이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국유기업 개혁은 부실기업을 파산시키기보다는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유기업의 개혁 속도도 예상보다 느려지고 있다. 국유기업 개혁의 최종 목표는 생산성을 높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유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파산과 퇴출을 과감하게 허용해야 한다. 부실에 부실을 더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퇴보다. 국유기업을 시장경쟁에 맡겨야 한다.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며 리커창 총리가 제안한 '제조업 2025' 프로젝트도 흔들리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약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구조 변화다. 노동력이 감소하며 도시 근로자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시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GDP 증가율과 맞먹을 정도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밀집형에서 고부가가치형 제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신성장동력이 제조업의 중심이 되는 '제조업 2025'는 고부가가치산업의 육성과 적절한 배치에 달려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중국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까.

△미국은 향후 몇 년간 긴축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은 경기둔화와 채무 압박 탓에 긴축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지급준비율도 더 낮출 가능성이 높다. 금리와 지준율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지준율 인하를 선택할 것이다. 금리 인하는 자본조달비용은 맞추지만 신용을 확대하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위안화 국제화와 개혁을 어떻게 전망하나. 또 올해 위안화 환율 추이를 전망한다면.

△최근 중국 환율체제의 변화는 시장화에 기초를 두고 있다. 환율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시장조건과 과도한 변동성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국이 현재 진행 중인 외환시장 개혁은 2~3년간 진행될 것이고 그 이후 위안화 환율은 안정을 찾을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중국의 자본 유출로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가 있지만 중국은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상대적으로 낮은 외화부채, 그리고 당좌계정에 남아 있는 외화로 자본 유출을 막을 것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평가절하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적 배려라는 비판도 나온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의 글로벌 금융체계 진입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 정부의 몇 년에 걸친 외환시장 개혁에 대한 성과이기도 하다. IMF는 위안화의 SDR 편입이 글로벌 통화의 활력과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위안화 SDR 편입은 IMF의 기술적 판단일 뿐 정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 린웨이지 대표는

亞太지역 국가 금융개혁 참여… 中 외환정책 등 조언자 역할

린웨이지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금융개혁 정책 전문가다. 그는 일본 정부의 금융부문평가계획(FASP)에 IMF 담당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감독관리 연구업무도 참여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IMF의 대출계획을 기획하는 업무를 진행했으며 IMF와 스웨덴 및 이스라엘의 금융협상 대표로도 활동했다. 중국의 부동산, 노동시장, 정부 재정을 포함해 다양한 논문을 작성했으며 현재는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방, 금융시장 개혁 정책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약력 △UCLA 경제학 석·박사 △UCLA 경제학 교수 △홍콩금융관리국·홍콩화폐연구소 방문학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학자 프로젝트로 입사 △IMF 유럽부·금융부·아시아태평양부 근무 △현재 IMF 베이징사무소 주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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