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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사라지는 안전자산 효과

WSJ "중앙은행 양적완화 정책에 안전·리스크 구분없이 투자몰려"

새해부터 중국발 쇼크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미국 국채와 금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 가격은 글로벌 증시가 줄줄이 주저앉는 와중에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며 연초부터 연일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도피처'로서의 안전자산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지난 며칠 사이의 '반짝' 반등세와는 달리 지난 수개월 동안 미 국채와 금 가격은 각각 게걸음과 폭락세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 오른 온스당 1,107.80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3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WSJ에 따르면 금값은 이번주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S&P) 500지수가 4.9% 급락하는 와중에 4.5%가량 오르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도 같은 기간 중 투자자들에게 0.9%의 수익을 안겨줬다. BBH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증시가 출렁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금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컸던 지난 수개월간의 투자 성과를 살펴보면 안전자산의 리스크 헤지 효과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WSJ는 분석했다. 글로벌 선진 증시를 추종하는 MSCI 세계 지수가 지난해 5월 고점 이후 6일 현재까지 10% 떨어진 사이 금값은 이와 유사한 9% 낙폭을 보였으며 10년물 미 국채 투자도 주식투자 손실을 헤징하기에 턱없이 낮은 1.2%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8년 9월부터 2009년 3월 사이 MSCI 세계지수가 44% 급락한 반면 금값이 16%,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7%에 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보다 앞서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발 직후인 1980년 1월 첫째 주에는 금값이 60%나 뛰기도 했다.



WSJ는 오래도록 유지돼온 안전자산의 지위가 무너진 것은 시중에 돈을 쏟아부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지난 수년간 지속된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안전자산과 리스크 자산 구분 없이 투자가 몰린 탓이라고 지적했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의 폴 오코너 공동 투자대표는 "지금은 전통적이고 현금화하기 쉬운 안전 자산이 투자자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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