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업계가 정부에 국토교통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자산관리회사(AMC)가 부동산투자회사법(이하 부투법)에 근거한 유동화전문회사와 자본시장법에 근거한 집합투자업자를 겸영할 수 있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부동산펀드(REF)의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금융투자 업계에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함이다.
10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리츠협회를 비롯한 리츠 업계는 최근 법무법인 김앤장에 의뢰해 리츠 AMC가 리츠와 부동산펀드를 겸영할 수 있도록 부투법 시행령 개정안 초안을 작성했다. 부투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집합투자업자 및 유동화전문회사의 자산관리를 겸영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리츠 업계는 이 부분을 삭제해달라는 것이다. 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법인 부투법 제22조의 제3항 제1호에서는 다른 법률에 허용된 경우 겸영을 허용하고 있지만 시행령에서는 이와 달리 겸영을 허용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리츠 업계의 요구는 금투업계의 자본시장법 개정 움직임으로 인해 리츠 업계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투업계는 회사형 부동산펀드도 자산의 100%까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 요건을 완화한 바 있다. 한 리츠 AMC 대표는 "겸영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사모펀드 운용사를 자회사로 설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겸영을 허용할 경우 기존의 리츠 AMC 외에 신규 자산운용사들이 가세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반대로 현재와 같은 형태가 유지된다면 기존 참여자들이 빠르게 이탈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겸영이 허용될 경우 부동산펀드 AMC의 리츠사 설립도 가능하기 때문에 금투업계에서 요구하는 회사형 부동산펀드의 투자 규제 완화와 관련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담당 부서인 국토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말에 리츠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에 계속해서 규제 완화를 주장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금투업계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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