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이 우여곡절 끝에 강남역 ‘나라종금빌딩(사진)’ 을 사들인다. 나라종금빌딩은 올해 시장에서 매매 계약이 완료된 첫 대형 오피스로 기록됐다.
11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는 이날 나라종금빌딩 소유주인 영국 프루덴셀 그룹의 부동산투자회사 M&G리얼에스테이트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가격은 3.3㎡당 2,300만원, 총 금액은 2,080억원 규모다. 잔금은 3월 말까지 치를 예정이다.
최근 판교가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 빌딩에 대한 공실률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코람코는 나라종금빌딩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코람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금융사들이 강남역으로 옮겨올 예정인데다 나라종금빌딩은 강남역 신분당선과 가깝기 때문에 테헤란로의 공실률이 높은 오피스 빌딩과는 차이가 있다”며 “이미 LIG넥스원을 비롯한 다수의 임차인을 유치하는 등 공실률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코람코는 작년 8월 나라종금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투자자 모집 등의 문제로 매각 협상이 길어졌다.
한편 코람코는 지난해 100% 공실이 발생했던 강남구 역삼동의 ‘그레이스타워’를 매각한 바 있다. 그레이스타워는 하나자산운용이 하나금융그룹의 사옥 빌딩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들였다. 부동산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코람코가 공실률 우려가 높은 테헤란로 대신 대기업이 몰려 있고, 리테일 상권이 발달해 빌딩 임대 수요가 안정적인 강남역 인근으로 옮겨온 것은 바람직한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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