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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램록'의 대부이자 영국 대중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데이비드 보위가 간암 투병 끝에 69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글램록은 밴드의 가수나 연주자가 특이한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공연을 하는 지난 1970년대에 나타난 음악 형식이다.
10일(현지시간) 보위의 대변인은 "18개월간 용감하게 암 투병을 하다가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숨졌다"며 "많은 분의 애도에 감사를 표하며 부디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보위는 그의 마지막 생일이었던 8일 새 정규 앨범 '블랙스타(Blackstar·★)'를 발매했다. 칠순을 앞둔 고령의 록스타였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특유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 앨범은 전성기 시절 선보였던 특유의 록 음성을 이어간 전작과 달리 '완전히 다른' 음악이었으며 로큰롤을 피한 음악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타이틀 곡 '블랙스타'는 느리면서도 긴장감 있게 전개되는 드럼 리듬에 몽롱한 색소폰·플루트, 현악 연주와 보위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커다란 감동을 줬다.
또 보위는 음악에 철학과 미학적 요소를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지구에서 떨어진 사나이(1976년)' '사랑하는 플레이보이(1978년)' 등 여러 영화에 출연하면서 배우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2000년 영국 음악잡지 NME가 뮤지션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꼽히기도 했다. 같은 해 대영제국훈장 3등급(CBE) 수훈자, 2003년에는 기사 작위 서임자 명단에 올랐으나 두 번 모두 고사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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