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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3일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보유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전술핵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 받고 있고 지난 2013년 10월부터는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 한미가 여기에 대해 공동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꼭 핵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저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핵이 없는 세계는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면서 "국제사회와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전술핵 보유)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깨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고도방어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우리가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이라면서 "오로지 기준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우에 따라 사드 배치를 허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또 6일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한 1차적인 대응으로 8일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또 이와 병행해 북한이 뼈아프게 느끼고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도출되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한미 양국이 이미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에 대비해 새로운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될 요소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온 바 있다"면서 "금융·무역 등 새로운 다양한 조치들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대북제재에 중국이 적극 동참할 것을 강한 어조로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의지를 공언해왔다"면서 "그런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해 온 중국정부가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더욱 악화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철저히 대비해 국민들이 느낄 안보 불안감을 차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협조해 국가 방위에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7일 한미 정상 간 통화를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이 실천될 것을 확인했고 최근 B-52 전략폭격기 전개는 한국 방위를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전략 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억제력을 포함한 연합 방위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시켜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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