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지난 1989년 할리우드의 SF영화 '백 투 더 퓨처 2'가 26년 만에 재개봉돼 화제를 모았다. 영화에 등장했던 미래의 기술들이 얼마나 실현됐는지가 새삼 관심거리가 됐고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결제, 드론 등의 기술 발전 역시 타임머신을 타듯 빠르게 변화해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영화로 되돌아볼 수 있는 것이 비단 이것만은 아니다. 시간 이동으로 가족과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결국 기술의 중심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을 활용한 선행은 같은 맥락이다. 대표적인 것이 소셜 펀딩이다. 이미 많은 비영리단체에서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이나 앱으로 기금 모금 및 참여를 독려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페이스북 페이지 '유니세프 위액션'이 52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NHN과 재단법인 해피빈이 운영하는 기부 포털 '해피빈'을 통해 약 6,000개 단체가 대중의 후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디지털 기술 자체가 비영리단체의 목표 해결에 큰 혁신이 되기도 한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에이즈·결핵·말라리아 전염병 퇴치 활동 비영리기구 '더 글로벌 펀드'는 조직 내 생산성을 높여 자원 부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더 글로벌 펀드가 직면한 내부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도비의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했다. 더 글로벌 펀드는 또한 모바일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전자서명 환경을 제공해 문서 업무의 지체를 최소화하고 자금 운용과 인재 채용, 협업 시스템의 효율성과 함께 투명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 더 글로벌 펀드의 사례는 디지털을 조직의 혁신 동력으로 삼은 사례라 눈여겨볼 만하다.
디지털이 인류에 몰고 온 변화가 끊임없는 논쟁을 낳으며 진화하는 가운데 모든 기술은 누가·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봐야 할 지금 사람을 위한 따뜻한 디지털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디지털이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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