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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원투펀치에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글로벌 금융시장에 몰아치는 한파가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360포인트 넘게 급락하자 일본 증시도 2.68%나 떨어졌고 3,000선이 깨졌던 중국 증시 역시 초반 2% 넘게 하락했다 다시 2% 가까이 오르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내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이틀 만에 1,900선을 내주는가 하면 원·달러 환율은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와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일본·중국 국채 가격도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악재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춤을 추고 있다.

문제는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중국과 신흥국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만큼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제조업 위축 소식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전해지면서 이러한 믿음에 금이 갔다. 중국 쇼크와 유가 급락에 더해 미국 경제 회복세 둔화라는 새 공포물이 등장한 것이다. 미국만 바라보던 세계 경제로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꼴이다. 개선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 원유 수출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에 대해서는 경기 부진에 정책 불신까지 겹치면서 통제 불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판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안한 이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거센 파고가 우리 금융시장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방파제를 높이 세우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포함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재검토하고 기업도 환 헤지를 강화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지난해 2월 종료된 한일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해볼 만하다. 이 모든 것에 앞서 구조개혁과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우리 경제와 금융의 체질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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