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훔쳐보기] 쟁점법안 처리 위해… 여당, 국민의당 힘 빌리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출구 없는 반대만 하고 있다"면서 국민의당을 향해서는 "민생경제 현안에 대한 분명한 대안 제시나 실천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야당에 간곡히 호소한다"며 "국회가 응답할 때"라고 말해 김 대표를 거들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틀째 이어졌다. 새누리당의 중진 의원들은 지난 13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때가 왔다"며 일제히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이날도 "국민의당 창당 발기문을 보면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대타협을 실천하는 길은 노사정 대타협의 결과물인 노동개혁, 청년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법안에 적극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야당을 대하는 새누리당의 온도 차는 국민의당 '성향'에서 비롯된다. 국민의당은 우클릭을 거듭했다. 당 핵심인사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두 대통령이 신당의 정체성 및 정책 방향과 합치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새누리당의 기대감을 부채질한다. 당내 정책통인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제활성화법이 야당에서 굳이 (반대하고는 있지만) 안 되는 법은 아니다"라고 더불어민주당과 선을 그은 뒤 "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교섭단체에 성공하면 이 같은 구도는 더욱 뚜렷한 현실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20명의 의원을 모으는 데만 성공하면 원내 교섭단체 3당 중 2당이 쟁점법안 처리에 협조적인 모양으로 국회 상황을 바꿀 수 있다. / 전경석기자 kada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