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은 매우 뜨거웠다. 신규 상장기업 숫자가 122개사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시장의 기업 상장 정책은 자금조달과 새로운 투자상품 공급이라는 1차적 기능을 넘어 보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일단 경제공동체 안에서 제한된 재무자원을 어떤 부문으로 나눌 것인지, 그리고 '사회적 부'가 어느 쪽으로 이전되도록 장려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화하는 수단이 기업 상장 정책이다.
저성장의 벽에 갇힌 한국 경제가 바이오·정보기술(IT) 등 혁신 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널리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상장 정책도 혁신기술 기업에 대한 증권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다.
일단 상장 가능 기업의 대상 범위는 확대하되 고도의 선정 작업을 통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수년 동안 주목 받은 연예인 오디션 TV프로그램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이 참여하되 전문가의 날카로운 심사를 통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자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익 등 외형이 부족한 기업에도 상장 신청의 기회를 주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해 코스닥에 진입할 기업을 선별할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기술평가다. 그리고 IPO 시장의 건전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 상장기업 중 일부가 상장 이후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경우 IPO 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 코스닥의 한국 경제 활력 제고와 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투자 대안 발굴을 위해 거래소는 치열한 고민을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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