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미가 중국과 대북 제재 수위를 조율하기 위한 '접점 찾기'에 나섰다.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를 천명한 한미와 '새롭고 강력하고 적절한 제재'를 강조하는 중국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시각차를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관건이다.
15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따르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전날 진행된 양자회담에서 "한중 간에 계속 긴밀히 소통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국제사회가 명확하게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도 우리 측과 의견을 같이했고 안보리 결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황 본부장은 전했다. 그러나 양측은 대북 제재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본부장은 '대북 제재를 둘러싼 한중 간 시각차가 이번 접촉에서 좁혀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계속 접점을 모색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초기에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북한을 비판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주변국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는 소극적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입장 정리를 하면서 한국·미국 등과 안보리 대북 제재와 관련한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 담화에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고 한 점을 먼저 상기시키며 "중국 측 표현에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을 알 수 있다(疾風頸草)는 말이 있다"고 말한 점도 한중관계가 북핵 문제로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도록 잘 관리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16일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를 갖고 대북 제재 공조 방안을 논의한 후 다음주 중국을 방문해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만날 예정이다. 블링컨 부장관은 중국 정부와도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입장 정리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5일 서울에서 열린 제15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에 참석한 중국 국방부 대표단은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이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도 안보리 제재 결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윤순구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홍우·노희영기자 hongw@sed.co.kr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