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중국으로 빠져나갔던 투자를 어떻게 대만으로 다시 불러들이느냐가 관건입니다."
웨이치린(사진) 대만국립대 교수는 16일 대만 총통선거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이잉원 신임 총통이 수출과 투자에 과감한 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웨이 교수는 차이 신임 총통의 런던정경대 선배로 행정원에서 같이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웨이 교수는 차이 신임 총통의 첫 번째 과제에 대해 "청년층의 사회 재분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다만 사회 재분배는 고용·복지확대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 만큼 마잉주 정권의 실패 원인인 재정악화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재정 확보를 위해 세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수출과 투자가 늘어야 한다"며 "조세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은 중국 진출 기업들의 회귀를 위해 법인세를 17%까지 낮췄지만 돌아온 기업들이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바람에 세수는 줄고 부동산 가격만 오른 상태다. 급등한 집값은 마잉주 정부의 최대 정책 실패로 꼽힌다. 웨이 교수는 "지나치게 친중·친기업 정책을 펼친 국민당 정부가 무너뜨린 중산층을 회복시키고 빈부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정책 대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웨이 교수는 양안문제도 대만 국민들에게는 결국 경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진당은 양안 경제협력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고르게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양안관계로 발생한 내부 불평등으로 인해 차이 신임 총통은 새로운 양안 협력관계를 만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차이 신임 총통의 새로운 양안관계는 전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웨이 교수는 "오는 5월20일 신임 총통 취임식 때 차이 총통이 새로운 양안관계를 어떻게 설명하고 이를 시 주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양안관계가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이 만족을 못 한다면 천수이볜 전 총통 시절과 같은 정치적 관계중단도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타이베이=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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