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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끝없는 사퇴요구를 거절해온 문 대표로서는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으로 명분 있는 사퇴의 길이 열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대책위원회가 안정되는 대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선대위로의 권한 이양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사퇴 시점은 최종 의결기구인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가 소집돼 권한 이양 의결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가 탈당 기류가 주춤해진 광주를 찾아 직접 사퇴 선언을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문 대표는 물러나는 장수답지 않게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자신을 흔들고 당을 떠난 탈당파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저는 온갖 흔들기 속에서도 혁신의 원칙을 지켰고 혁신을 이뤘다"며 "인재영입을 통한 변화의 큰 물결도 시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당파에 대해서는 "명분 없는 탈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끝났다"면서 "지역을 볼모로 하는 구태정치가 새로운 정치일 수 없다. 변화의 바람은 오히려 우리 당에서 불고 있다"고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문 대표는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정의당에 대해 통합을 하자는 원칙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천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정의당과는 비공식인 협의를 이어왔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연대를 제안하지 않았지만 "그분들이 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갔고 이제 제가 사퇴했으니 통합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불출마 선언을 했던 입장에서 변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지만 당 혁신위원회가 '험지출마'를 요청함에 따라 계속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문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패를 꺼내 들 이유가 없다"며 "불출마가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당의 여론에 따라 지역을 선택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총선 패배 시 정계 은퇴를 시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총선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겸허하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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