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 tvN의 대표 예능 ‘삼시세끼’와 ‘꽃보다 청춘’의 15초당 중간광고단가가 지상파를 추월했습니다. 지난 2014년 ‘미생’을 방영했을 때보다도 3배가 올랐다고 하는데요, 지상파보다 뒤져 있던 케이블TV가 지상파 영향력을 앞서나가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는 단적인 예입니다. 케이블TV와 지상파의 위상 역전, 보도국 조주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과거 지상파와 케이블TV는 어른과 어린아이로 비교됐는데요. 케이블TV의 중간광고 단가가 지상파의 기본광고 단가를 능가하고 있다지요?
[기자]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금 현재 tvN ‘삼시세끼’와 ‘꽃보다 청춘’의 개별 프로그램 중간광고 단가는 15초당 2,500만원으로, 현재 지상파 프로그램 중 기본 단가가 가장 높은 KBS 2TV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의 1,530만원보다 1,000만원가량 높았습니다.
또 최근 돌풍을 일으킨 드라마죠? 마지막회 시청률이 19.6%를 기록한 tvN의 ‘응답하라 1988’ 중간광고단가는 2,250만원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광고에서만 171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케이블의 중간광고와 지상파의 프로그램 전후 광고는 다른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간광고는 보통 60초정도 되는데 프로그램 방영 중에 1차례에서 3차례 정도 나눠서 방영됩니다. 일반적으로 시청자들이 15초 밖에 안 돼는 중간광고 중에 채널을 돌리는 경우가 드물어서 프로그램 시작 전·후 광고보다 단가가 비싼 편입니다.
[앵커]
그럼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는 지상파가 불리하다고 볼 수도 있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상파 쪽에서는 지상파의 광고규제완화 범위를 중간광고 허용까지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연일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광고시장에서 케이블 채널이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는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중간광고는 1,500만원으로, 현재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SBS의 ‘육룡이 나르샤’, MBC 의 ‘내 딸 금사월’ 보다도 200만 원가량 비쌌습니다.
MBC와 SBS의 대표예능 ‘무한도전’과 ‘런닝맨’의 기본 단가는 각각 1,242만원과 1,210만원으로, tvN 예능 ‘꽃보다 청춘’·‘삼시세끼’보다 단가가 낮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개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기 프로그램에 비인기 프로그램을 끼워 넣는 ‘패키지 판매’ 형태로도 광고를 팔잖아요, 패키지 판매에서도 케이블이 지상파에 밀리지 않았나요?
[기자]
네, 패키지 판매에서도 케이블 채널은 지상파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tvN ‘꽃보다 청춘’·‘삼시세끼’ 패키지는 프로그램 전후에 붙는 광고가 1억5,000만원, 광고주가 원하는 순서에 요금을 더 주고 광고를 할 수 있게 하는 위치 지정 광고가 2억 원, 중간광고가 3억 원에 팔렸습니다.
이는 MBC의 ‘무한도전’, KBS2의 ‘부탁해요, 엄마’, SBS의 ‘정글의 법칙’ 패키지가 2에서 3억 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슷한 가격입니다.
‘삼시세끼’의 경우 3억짜리 패키지에 들어가야 광고를 한 달에 한 번 틀어줄 정도로 단가가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케이블 광고가 지상파 광고를 곧 추월하게 되는 걸까요?
[기자]
그래도 아직까지는 지상파 광고가 25%에서 30% 정도 평균 가격이 높은 상태입니다. ‘응답하라 1988’만 보더라도 광고가 900만원부터 2,250만원까지 가격이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다만 광고업계와 광고주들이 케이블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콘텐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콘텐츠들의 인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상파의 드라마는 대다수가 50대 같은 특정세대를 겨냥해 제작되는 것과 달리, 케이블 TV는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양한 소비층을 가진 대기업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으로 복고 패션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젊은 층 사이에서 크게 붐을 일으키던 레트로 패션이 최근엔 중장년층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도, 케이블 가진 콘텐츠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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