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산당 최고위층에서 벌어진 이례적인 권력다툼이 도전자의 사퇴라는 싱거운 결말로 막을 내렸다. 베트남 최고권력인 당서기장 자리를 둘러싼 응우옌푸쫑(71) 현 서기장과 응우옌떤중(66) 총리 간 물밑경쟁에서 총리가 도전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서기장의 연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10년간 총리직을 연임하며 베트남 경제개혁을 주도해온 친기업 성향의 응우옌떤중 총리가 낙마함에 따라 앞으로 베트남의 개혁속도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응우옌떤중 총리는 자신을 중앙집행위원 후보자 명단에서 배제한 당의 결정을 받아들여 서기장직 도전을 포기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180명의 중앙집행위원을 선정하고 그 가운데 16명을 정치국원으로, 정치국원 중 서기장과 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 등 '빅4'로 불리는 국가지도부를 각각 선출한다. 현지 언론은 현 서기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것 외에 국가주석 후보자로는 쩐다이꽝(59) 공안장관, 총리 후보자로 응우옌쑤언푹(61) 부총리, 국회의장 후보자로 응우옌티킴응언(61) 여성 국회 부의장이 각각 선정됐다고 전했다. 새 지도부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응우옌떤중 총리는 앞서 응우옌푸쫑 서기장에 맞서 베트남 최고권력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경계한 당내 지도층의 견제에 부딪혀 중앙집행위원 공식 후보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그룹의 크리스천 루이스 연구원은 베트남 공산당 간부들은 균형 잡힌 리더십을 원한다며 "총리 개인의 정치적 브랜드가 커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설명했다. 응우옌떤중 총리가 베트남의 고성장과 외국인 투자금 유치에 앞장서왔지만 한편으로는 국영기업 비나신의 몰락과 공공부채 증가, 부정부패, 국영은행 부실채권 확대 등도 초래했다는 비난 또한 응우옌푸쫑 서기장 세력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주목되는 점은 예상되는 베트남의 변화다. 경제개혁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남중국해 영토분쟁에서의 대중 강경대응에 앞장서온 응우옌떤중 총리가 물러나면서 베트남은 친중 보수성향으로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 지도부가 기존의 경제개혁과 개방기조에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개혁속도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특히 TPP 이행에는 앞으로 한층 신중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미국의 동남아 전문가인 머리 히버트는 ABC뉴스에 "많은 사람이 응우옌푸쫑 서기장의 연임으로 개혁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념적으로는 서기장과 중 총리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2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응우옌떤중 총리는 자신을 중앙집행위원 후보자 명단에서 배제한 당의 결정을 받아들여 서기장직 도전을 포기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180명의 중앙집행위원을 선정하고 그 가운데 16명을 정치국원으로, 정치국원 중 서기장과 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 등 '빅4'로 불리는 국가지도부를 각각 선출한다. 현지 언론은 현 서기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것 외에 국가주석 후보자로는 쩐다이꽝(59) 공안장관, 총리 후보자로 응우옌쑤언푹(61) 부총리, 국회의장 후보자로 응우옌티킴응언(61) 여성 국회 부의장이 각각 선정됐다고 전했다. 새 지도부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응우옌떤중 총리는 앞서 응우옌푸쫑 서기장에 맞서 베트남 최고권력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경계한 당내 지도층의 견제에 부딪혀 중앙집행위원 공식 후보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그룹의 크리스천 루이스 연구원은 베트남 공산당 간부들은 균형 잡힌 리더십을 원한다며 "총리 개인의 정치적 브랜드가 커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설명했다. 응우옌떤중 총리가 베트남의 고성장과 외국인 투자금 유치에 앞장서왔지만 한편으로는 국영기업 비나신의 몰락과 공공부채 증가, 부정부패, 국영은행 부실채권 확대 등도 초래했다는 비난 또한 응우옌푸쫑 서기장 세력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주목되는 점은 예상되는 베트남의 변화다. 경제개혁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남중국해 영토분쟁에서의 대중 강경대응에 앞장서온 응우옌떤중 총리가 물러나면서 베트남은 친중 보수성향으로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 지도부가 기존의 경제개혁과 개방기조에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개혁속도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특히 TPP 이행에는 앞으로 한층 신중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미국의 동남아 전문가인 머리 히버트는 ABC뉴스에 "많은 사람이 응우옌푸쫑 서기장의 연임으로 개혁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념적으로는 서기장과 중 총리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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