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1·4분기 원자재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예상 유가를 이같이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세계은행 보고서에서 올해 예상 유가는 배럴당 51달러였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47% 하락한 국제유가가 올해에도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로 예상보다 빨라진 이란의 석유생산 재개와 낮아진 가격에도 지속되는 미국의 석유생산을 지목했다. 주요 신흥국의 경제성장 부진과 북반구의 겨울철 기온이 비교적 높게 유지된 점 역시 유가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은행은 그러나 올해부터 국제유가가 회복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의 급격한 유가 하락에는 수요나 공급 변화보다는 그 이외의 요인들이 더 강하게 작용했으며, 그런 요인들의 영향력이 약해지면 유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세계은행의 설명이다. 석유 생산 단가가 높은 회사나 산유국이 생산을 중단하면 공급이 감소한다는 점이나 세계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석유 수요가 제한적으로나마 증가할 것이라는 점 또한 유가 반등의 실마리들이라고 세계은행은 덧붙였다.
세계은행의 국제유가 전망은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에 비해 낙관적 시각이 더 많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에도 시장에 석유 공급은 많지만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2017년 후반이 돼야 국제유가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가격 동향을 집계하는 주요 원자재 46개 중 원유를 포함한 37개의 가격이 올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속 원자재 가격이 올해 10.2% 내릴 것으로 예상됐고, 금(-7.3%)을 비롯한 귀금속(-8.0%), 곡물(-3.4%), 비료(-3.9%) 가격도 올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예상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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