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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룬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다시 출발선에 섰다. 다음 목표는 홍명보호도 밟지 못한 올림픽 본선 결승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3대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이 대회에서 2위를 확보,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탈리아와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공동 1위였던 한국은 기록을 8회로 늘리며 세계 최초 기록을 썼다. 30일 오후11시45분 열릴 결승은 한일전이다. 대표팀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역사적인 부분이 있다"며 "한일전은 절대 질 수 없다. 이긴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후반 3분 류승우(레버쿠젠)의 선제골로 앞서 간 한국은 후반 34분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44분 권창훈(수원)의 결승골이 터진 데 이어 종료 직전 문창진(포항)의 쐐기골까지 나오면서 화끈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권창훈과 문창진은 이 대회 4골, 류승우는 2골을 기록 중이며 세 번째 득점을 도운 황희찬은 3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대표팀은 그동안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검증된 스타가 없어 '골짜기 세대'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대회를 앞두고는 설상가상으로 소속팀의 차출 거부나 부상 탓에 합류하지 못한 주축들도 여럿 생겼다. 신태용 감독은 "팀 전력의 30% 이상이 빠졌다. 베스트11을 짜기가 어렵다"고 걱정했다. 종전까지 홈앤드어웨이였던 본선행 결정 방식이 단일 토너먼트로 바뀐 것도 부담이었다. 대표팀은 그러나 '리우의 기적'을 위한 1차 관문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8강 요르단전 1대0 진땀승 등 답답한 장면도 있었지만 신 감독은 '벤치의 여우'라 불릴 만했다. 상대에 따라 다섯 가지 다른 전술을 구사하며 연장 없이 4승1무의 성적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선보인 적 없는 3-4-3 전술을 4강에서 꺼내 든 신 감독은 후반 들어 4-4-2로 변화를 준 데 이어 부상에서 회복 중인 황희찬을 후반 막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황희찬은 두 번째, 세 번째 골에 모두 관여하며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림픽에 나가면 홍명보 전 감독이 동메달을 딴 것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던 신 감독은 "리우에 가서 어떤 색깔의 메달을 목표로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심은 와일드카드 선발이다. 본선에는 24세 이상 세 명을 데려갈 수 있다. 2012 런던올림픽 때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공격수), 김창수(수비수), 정성룡(골키퍼)을 뽑아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했다. 박주영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토트넘)이 신태용호 와일드카드 1순위 후보다. 공격에 방점을 찍는다면 최근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로 이적한 석현준을 같이 뽑을 수도 있다. 둘 다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올림픽 메달은 병역혜택을 보장한다. 중앙수비가 취약한 터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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