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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저비용 대량생산 가능한 ‘나노와이어’ 제조 기술 개발

나노와이어(nanowire)는 지름이 나노미터(nm) 단위로 아주 미세한 막대를 말한다. 이런 나노와이어를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 복잡한 공정이 필요 없고, 백금 같은 귀금속 촉매도 쓰이지 않아 반도체나 배터리, 태양전지 등에 쓰일 각종 나노와이어 생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수진·곽상규 교수팀은 천연가스를 이용한 나노와이어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연구진이 이용한 방법은 금속 등에 탄소를 입히던 ‘천연가스 열분해’ 공정이다. 이는 코팅하고자 하는 산화물에 천연가스를 넣고 높은 온도로 가열시키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이다. 탄소 코팅은 반도체나 2차 전지를 만드는 소재의 전기 전도도를 높이고, 산화와 부식을 막기 위해 쓰인다.

현재 금속 나노와이어나 반도체 나노와이어는 백금이나 금, 은 등의 귀금속 촉매를 이용해 만들고 있다. 또 나노와이어를 만들기 위한 원재료는 가스 상태로 제공되거나 순도가 매우 높아야 한다. 귀금속 촉매에 순도 높은 원재료는 제조비용을 높인다.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최신호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 후 연구원은 “천연가스는 고온에서 탄소와 수소로 분리되는데, 이때 수소는 산화물에 있던 산소와 반응하고 탄소만 물질에 코팅된다”며 “온도를 800℃ 이상 높이면 탄소 코팅뿐 아니라 물질을 나노와이어 형태로 성장시키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만든 게르마늄 나노와이어를 리튬이온전지 음극소재에 적용해봤다. 그 결과 기존 흑연 소재보다 고속 충·방전에서 용량이 컸고, 1,000회 이상 반복 충·방전해도 99% 이상 용량을 유지했다.

박수진 교수는 “음극에 쓰이는 흑연 소재는 용량이 낮고 고속 충·방전이 어려워 새로운 소재로 실리콘이나 게르마늄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게르마늄 나노와이어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각종 산화물에서 천연가스 분해반응이 일어나는 원리를 밝혔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황대연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열분해로 생성된 수소와 탄소가 산화물을 환원시키며 순수한 나노와이어를 성장시킨다”며 “이때 물질이 탄소와 잘 섞이지 않는 성질이라면 탄소가 나노와이어에 코팅된다”고 설명했다.

곽상규 교수는 “천연가스의 분해반응과 산화물의 환원 현상의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나노와이어 형성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이번 연구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사업’에서 지원받아 진행됐다. 이 내용은 나노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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