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 또…

미국 해군이 파견한 구축함이 남중국해 일대를 항행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31일 신화망 등 중국 매체는 전날 미국 해군 구축함 한 척이 남중국해 일대를 항행했다고 보도했다. 구축함은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파라셀제도의 트리톤 섬 12해리(약 22㎞) 거리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 지역은 베트남과 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제 분쟁지역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는 "이번 ('항행의 자유') 작전에 나선 군함은 미국 해군의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 커티스윌버함이며 인근에 중국 군함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군함이 중국의 법률을 위반해 멋대로 중국 영해에 진입한 데 대해 중국은 법에 따라 감시·구두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이 중국의 법규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수역을 미국 해군이 통과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미국은 국제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의 항행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 중국 영해에서 미국이 군사 도발을 벌이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었다.

일각에서는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기싸움이 재연됨에 따라 대북제재 이슈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의 남중국해 구축함 파견에 중국 측은 반발이 불가피해졌다"며 "양국 의견차로 진전되지 않고 있는 대북제재 논의에 자칫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최근 영유권 충돌에 대비해 항공모함급 보급함을 만들어 일선 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중국 관영 관찰자망은 중국 해군이 전날 저장성의 한 해군기지에서 최근 건조된 최신 종합보급함 '가오유후'에 대한 취역식을 열었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