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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누가 사는지 다 아는 종로는 '마을공동체'와 같은 곳인데 '강남 스타일'의 오세훈 후보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대권을 바라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중구 같은 데로 가서 승부를 봐야 합니다. 그것이 본인도 살고 당도 살리는 길입니다."
종로에서만 내리 3선(16·17·18대)을 역임한 박진(사진) 전 의원은 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금 이대로 가면 둘 다 국회 입성에 실패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종로는 벌써부터 본선을 방불케 하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오 후보가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험지'에 출마해 깃발을 꽂아달라는 당 지도부의 요구를 거절하고 지난달 17일 종로 출마를 전격 선언했기 때문이다. 종로는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권의 발판을 마련한 곳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대권 잠룡과의 경쟁을 앞두고 있음에도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인지도는 오 후보가 앞서지만 호감도는 오히려 내가 우위"라며 "결선투표에서 오 후보와 내가 1대1로 맞붙을 경우 현직 당협위원장인 정인봉 전 의원의 당원 표 가운데 3분의2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갈수록 지역 민심이 오 후보처럼 '지나가는 정치인'보다는 같은 고향 출신의 '풀뿌리 정치인'을 밀어줘야 한다는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박 후보는 거물급 인사 두 명이 하나의 지역구에서 경쟁을 하도록 방치한 당 지도부의 운영능력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무성 대표가 '교통정리'에 실패한 것"이라며 "(박진·오세훈의 '빅매치'가) 어느 정도는 흥행에 도움을 주겠지만 당원 간의 분열상이 커지면 그 틈을 정세균 의원이 파고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의정활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 후보는 "외교·안보 문제만큼은 초당적인 논의가 가능한 인프라를 깔아줘야 한다"며 "4선에 성공하면 상시 외교 협의체를 만들어 쏟아지는 현안에 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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