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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메르스 극복한 관광시장… 관광객 유치도 다변화를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극복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불평등이 확대됐다고 한다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지나면서 우리 관광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유커) 편중현상이 심각해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서울 명동에는 병자호란 때보다 더 많은 중국인이 있다"고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공개한 지난 1월 한국방문 관광시장 통계(잠정)를 보면 이달에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10만9,300명으로 이 중에서 49.8%인 55만2,600명이 유커였다. 정부에서는 1월 방한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가 늘어났고 특히 유커는 34.9%가 늘어났다며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직전 월의 자료를 공개했다. 한국 관광시장은 메르스에 침탈되기 전의 활기를 되찾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올해 목표로 삼은 1,650만명 방한 관광객 유치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목표치는 지난해(1,323만명)보다 19.8% 이상이고 역대 최고인 2014년(1,420만명)보다 13.9%가 많다.

메르스에 따른 비관론을 일단은 극복한 셈이다. 다만 기자에게는 다른 측면도 보인다. 바로 한국 관광시장의 유커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다. 방한 관광시장에서 유커의 비중은 2013년 35.5%였다가 2014년 43.1%, 2015년 45.2%로 매년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15월 1월 49.8%였고 특히 1월 마지막주(25~31일)에는 55.4%나 된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는 독과점 상태다. 2015년 한국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26.0%인 것을 감안하면 관광시장의 편중은 심각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나 업계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대책은 여전히 유커에 맞춰 있다. 지난달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유커 대상의 '2016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을 통해 프로모션한 것을 비롯, 친중적인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물론 한사람이라도 더 유치해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관광산업에 이익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나침은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 체제의 사회주의 국가임을 감안하면 국가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달 선출된 대만의 야당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대만 여행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는 뉴스도 남의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일부러 유커들을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다른 국가의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말이다. '구제불능'이라면서 일본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안 된다. 지난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183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가운데 비중은 13.9%(국가별 2위)였다. 방한 일본인은 2012년 351만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1월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1.8% 줄었다. 특별히 일본인이 좋아서가 아니라 관광시장 다변화 차원에서도 상품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무려 45.3% 늘어난 400만명이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하겠다.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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