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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비수기에 대출 규제 강화, 공급과잉 논란 등이 겹치면서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설 이후 주택시장이 어떻게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5일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설 연휴 이후 주택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 등으로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이 설 연휴 이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반등보다는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세가 상승폭 규모에 따라 매매시장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또 설 연휴 이후 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세입자들은 매매 전환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설 이후 봄 이사철 앞두고 주택시장 회복 전망=최근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지배하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보합세(0%)를 기록했다. 주택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최종 결정을 설 이후로 늦추고 눈치 보기에 들어간 탓이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 주택 매매 시장의 분위기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설이 지나면 주택 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지금보다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이후 주택 매매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요소로는 전셋값이 꼽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 가격이 많이 오를 경우 매매 전환 수요가 발생해 주택시장이 지금보다 나아지겠지만 예상보다 많이 오르지 않으면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망을 어둡게 보는 전문가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설 연휴 이후 영향력이 있는 정책적 지원이나 반전의 계기가 없으면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아무래도 당분간은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은 물량 늘며 활기 띨 듯=올 들어 다소 주춤했던 신규 분양시장은 설 이후 건설사들이 물량을 대거 내놓으며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3월 전국에서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6만4,90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은 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부정적인 변수를 의식해 연휴 이후 최대한 분양을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1순위 청약 통장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신규 분양 물량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도 좋을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한창 때만큼의 경쟁률이 나오기는 힘들고 초기 계약률도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입주를 앞둔 수도권 단지의 분양권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안 센터장은 "입주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단지들은 입지가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권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는 한다"며 "이런 곳들을 중심으로 매매를 생각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 속 매매 전환도 고려해볼 만=설 이후에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전세 거주자라면 매매 전환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 원금 분할상환이 가능한 실수요자라면 공급과잉이나 대출 규제 등의 부정적인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전세난 지속 여부에 따라 주택 구입을 검토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위원도 "봄 이사철에 전세 가격이 오르면 전세 불안을 계속 겪어야 하고 오르지 않더라도 월세 전환으로 떠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택 매매와 임대차 시장에 머물렀을 때의 비용을 계산해 결정에 나서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분간 주택 매입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 실장은 "앞으로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 하반기나 내년 초까지 여유 있게 기다리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권경원·조권형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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