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 발사 1분 만인 9시31분 2초 포착, 32분 미사일로 식별
36분 1단추진체 분리후 레이더망 이탈, 52분 궤도진입 확인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7일 우리 군 당국은 긴박하게 움직이며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가장 먼저 포착한 데 이어 궤적을 추적하고 한미 공조 방안도 모색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군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착한 것은 이날 발사 1분 만인 오전 9시 31분. 장거리 미사일 발사 탐지·추적 임무 수행 중이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과 그린파인 레이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는 거의 동시에 미사일을 포착했다. 먼저 피스아이가 처음으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탐지한 것은 9시 31분 2초, 세종대왕함은 5초 후인 9시 31분 7초에 발사체의 궤적을 탐지하고 레이더에 잡힌 물체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을 9시 32분 가장 먼저 식별했다.
북한이 쏜 장거리 미사일에서 1단 추진체가 분리된 시각은 9시 36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3단으로 구성되며 1단 추진체는 가장 먼저 분리된다. 1단 추진체는 공중 폭발을 일으켜 270여 개의 파편으로 쪼개진 채 서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비행을 계속하다가 9시 36분 페어링(덮개) 분리와 함께 우리 군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났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레이더망에서 갑자기 사라진 탓에 한때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군은 오전 11시 52분께 한미 양국의 공동 조사 결과 북한의 발사체가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성공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 3시간 만인 낮 12시 30분(평양 시간 12시) 중대 보도를 통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완전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긴급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발사 1시간 만인 10시 30분 NSC를 주재하며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낮 12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와 한미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순진 합참의장도 커티스 스캐퍼로티 사령관과 화상회의를 갖고 한미 양국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하루 종일 합참 차원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합참은 한미 양국의 연례 합동훈련의 수준을 최대 규모로 실시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도 전면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합참의 주요 간부들은 여의도 정치권을 상대로 상황을 설명했다.
군의 이날 대응 중 백미는 사드 한반도 배치 논의 발표. 말이 논의 시작이지 큰 그림은 이미 그려졌고 후속 실무 작업에 바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군의 대응은 하루 종일 숨가쁘게 이어졌지만 사전에 준비해 이렇다 할 잡음이나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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