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3시간여가 지난 낮 12시10분(현지시간)께 화춘잉 대변인 명의로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약식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대한 유감 입장을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 성명에서 “조선(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무시하고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를 강행했다”며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1∼4차 핵실험에는 ‘외교부 성명’으로 대응해 왔지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통상 ‘기자와의 문답’ 혹은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하는 정례브리핑 답변을 통해 입장을 정리해왔다. 성명의 형식 측면에서는 과거와 달라진 게 없지만, 이례적으로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라는 표현이 담긴 배경에 베이징 관측통들은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북한의 ‘위성 발사’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행위로 의심하고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00년대까지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거의 목소리를 내지 않다가 북한이 ‘은하 3호’를 발사한 2012년 12월 12일 사실상 처음으로 유감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성명에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라는 민감한 표현은 없었다.
중국의 이번 ‘약식성명’은 지난달 6일 제4차 핵실험 때 나온 ‘외교부 성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이번 ‘외교부 성명’에서 각국의 냉정과 절제를 호소하는 문구를 처음으로 뺀 사실이 확인돼 핵실험 도발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확히 한정지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다만 이번에도 역시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것인지, 아니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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