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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세계적인 리스크회피 파고 이기지 못하고 가치 급상승

11일 세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급상승했다. 엔화가치는 이날 정오를 전후해 달러당 2엔 이상 상승한 112엔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2014년 11월 이래 약 1년 3개월만에 최고치이다. 2004년 10월말 일본은행(BOJ)이 단행한 2차 금융완화 이전의 달러당 109엔대 직전까지 되돌아간 셈이다. BOJ가 지난달 29일 극약처방식으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며 엔 약세를 유도하려 했지만 세계적인 리스크 회피의 물결을 못 이기는 형국이라는 견해까지 시장에 퍼지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화가치의 급상승 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재닛 옐런 의장의 전날 의회 증언이다. 그동안 추가 금리 인상을 당연시하던 옐런 의장이 경제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장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온 데다가 옐런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의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을 대폭 후퇴시키는 결정타가 되었다.

시장의 금리 인상 관측의 후퇴는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금리선물로 산출하는 ‘Fed워치’에 의하면 시장이 예상하는 3월 금리 인상의 확률은 0%까지 후퇴했다. 연내 금리 인상 확률도 19% 밖에 안 된다고 시장은 예상한다. 이달 초에는 각각 17%, 50% 정도의 확률이었지만 2월 들어 불과 10일 만에 금리 인상 관측이 빠른 속도로 후퇴한 것이다.

센트럴단자FX의 이토 마사히로 시장부장은 “금리 인상 관측의 후퇴뿐만 아니라 저유가나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 회피 목적의 엔 매수라고 할 수 있는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유가격의 지표가 되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원유선물의 최근 거래가격은 배럴당 2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설 연휴를 마치고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홍콩이나 한국 주식시장도 대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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