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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철수 이후] 기업들 "개성서 임금 200弗주다 3,000弗 어떻게…" 실질보상 촉구

■ 4당 지도부와 연쇄회동

"미분양 산단부지 제공 등 정부 지원책 실효성 없어"

조사위·특별법 목소리 높여

김무성 "법 만들어서라도 피해 기업 지원하겠다"

개성공단 기업협회 비상총회2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기업협회 비상총회에 앞서 한 참석자가 눈을 감고 앉아 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자산동결 조치에도 어찌할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권욱기자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자산 동결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해진 입주 기업들이 12일 4당(黨) 지도부를 연이어 만나 피해보전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이날 내놓은 대책에 대해 '알맹이 없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하며 관련 조사위원회 구성과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오전부터 차례로 정의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새누리당 지도부와 연쇄 회동을 갖고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따른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호소했다.

협회는 정치권과의 회동 일정 사이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자체 비상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들이 여야 지도부에 전달한 요구 사항은 △국회 내 보상 및 피해조사위원회 구성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정책 금융기관의 금융지원 확대 등이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더민주와의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한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통일부의 지원 대책은 실효성이 전혀 없다. 새누리당이 거부하면 야 3당이라도 뜻을 모아 관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촉구했다.



같은 단체 문창섭 고문도 "어제까지만 해도 만들어 놓은 제품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부가 그것조차 허용하지 않아 피해를 최소화하기는커녕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며 "정부는 미분양된 국내 공단을 서비스하겠다고 하는데 임금 200달러를 주고 운영해온 기업이 3,000달러씩 주면서 어떻게 생산활동을 할 수 있나. 허망한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또 장기적으로는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이목희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지난 2013년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켰을 때 통일부가 '국제법상 조약 파기 행위'라고 비판했는데 역설적으로 정부의 이번 조치 역시 일방적 파기에 해당한다"며 "우리 당은 법적인 대응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화살을 정부·여당에 돌린 뒤 "여당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지만 야 3당만이라도 조속히 위원회를 구성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고 상황을 지켜본 후 개성공단 재가동을 강력 주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후에 이뤄진 협회와의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중단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공단 운영이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쓰이면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정부가 내린 결정임을 이해해달라"며 "오늘(12일) 발표한 정부 지원책 외에 신속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고 기존 법률과 제도로 한계가 있을 경우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입주 기업들도 정부를 믿고 현 상황을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은 우선 중소기업청과 함께 기업별 피해 현황을 전수 조사한 후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나윤석·강광우·전경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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