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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웃고 싶어도…

흑인 의원들 공식 지지 했지만

'e메일 스캔들' 가속 악재 겹쳐

미국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대세론이 위협받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처지에 빠졌다. 흑인 의원들의 지지라는 호재와 'e메일 스캔들' 가속화라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흑인의원 모임인 '블랙코커스(CBC)' 내 정치행동위원회는 거의 만장일치로 클린턴 전 장관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틀 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참패로 위기에 빠진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모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다음 경선의 분수령인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ㆍ20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27일)에서는 히스패닉ㆍ흑인 등 소수 인종 유권자들의 비율이 이전 경선 주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 이번 흑인 의원들의 지지로 백인이 주요 지지층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추격을 따돌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시민불복종운동을 전개했던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은 "연좌농성, 프리덤라이즈운동 등 (흑인인권운동)에 관여했을 때 클린턴 전 장관만 만났고 샌더스 의원은 보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도 1963년 '워싱턴 100만 행진'에 참석하는 등 흑인 인권에 관심을 가졌지만 클린턴 전 장관과 비교하면 기여도가 훨씬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워싱턴DC 지방법원이 국무부에 힐러리 전 장관이 개인 서버로 관리해온 e메일을 이달 말까지 모두 공개하라고 명령하면서 'e메일 스캔들'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클린턴 전 장관의 e메일을 매월 일정 분량 공개해왔으나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이유로 3,700개의 e메일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추가 공개된 e메일에 예민한 '일급기밀'이 포함돼 있을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을 정보공개법 위반으로 기소하라는 공화당 등 보수세력의 압력은 더 커질 게 뻔하다.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클린턴 전 장관의 e메일에 기밀이 포함됐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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