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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금융당국 '슈퍼바이저'에 거는 기대

서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차장

서재영


최근 핀테크 열풍을 타고 금융자산관리 분야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투자대상을 선택했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합리적 투자 결정을 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로보어드바이저 못지않게 금융정책을 입안하는 당국의 '슈퍼바이저'도 주목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작은 정책 하나가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를 좌우할 수도 있고 투자환경의 토양을 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연금상품의 성과를 공시할 때 기간수익률뿐만 아니라 투자위험을 감안한 수익률도 함께 공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사전에 예상되는 수익률과 함께 투자위험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맥락에서다. 투자자들이 투자위험과 수익률을 한눈에 파악하고 투자를 하게 되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우선 주식 등과 같이 지나치게 위험자산에 편중된 국내 금융투자 시장이 중위험·중수익 상품 위주로 재편될 것이다.



금융당국의 시도가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에 이르려면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현행 퇴직연금 상품공시에만 적용되고 있는 이 제도를 공모·리테일 금융상품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 공시만으로는 즉각적인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세심한 보완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에게 '변동성' 같은 간단치 않은 개념을 이해시키고 이를 투자판단에 활용하도록 하는 일은 아주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국내 금융투자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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