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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樂·魂'의 도시 경기도 양주, 역사와 예술… 그리고 세상의 빛을 품다

<관광1면> 양주 회암사지
회암사는 고려 말 전국 사찰의 총본산으로 조선 초기 불교계를 통폐합할 때까지 선종 본찰로서 크게 번성했지만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관광1면> 양주 조명박물관
양주가 자랑하는 조명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빛·색·조명을 주제로 하는 전문
박물관이다.
<관광1면> 양주 조명실황
조명박물관의 빛으로 보여주는 예술 실황.
/사진제공=조명박물관
<관광1면> 양주 장욱진미술관
장욱진미술관에는 고(故) 장욱진 화백의 가족들이 기증한 유작과 그의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 회암사

조선초 불교계 통폐합전까지 선종 본찰로 번성

지공·나옹·무학 등 대승 거쳐가… 지금은 절터만

● 조명박물관

국내 유일 빛·색·조명을 주제로 만든 박물관

크리스마스 빌리지 등 다양한 체험공간 마련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 '호작도' 모티브 삼아 지은 장흥의 아이콘

가족들이 기증한 유작·제자의 작품으로 꾸며져





겨울비가 장맛비처럼 내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경기도 양주를 찾은 날 하늘은 온통 잿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무리 봐도 금방 그칠 비가 아니었다. 날이 따뜻해서 눈도 녹았고 남아 있는 경치라고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황량한 산하뿐이었다. 그래도 밖으로 나갔다. 눈이 없는 겨울은 묘사할 풍광이 빈곤하지만 그래도 산속에, 길 위에 흩어져 있을 이야기의 편린들을 들추며 양주의 산야를 배회했다.

◇회암사=첫번째 목적지 회암사는 고려 말 전국 사찰의 총본산으로 조선 초기 불교계를 통폐합할 때까지 선종 본찰로서 크게 번성했다. 아울러 조선 불교의 정신적 지주였던 지공·나옹·무학 등 고승들이 거쳐간 최고의 절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엄청난 규모의 절터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전국에 산재한 여러 곳의 절터를 섭렵했지만 회암사처럼 규모가 큰 곳은 처음이었다. 이 같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회암사가 언제 창건됐는지는 정확지 않다.

다만 원증국사탑비나 동국여지승람 등의 기록에 회암사라는 사찰명이 남아 있는 점으로 미뤄 12세기에는 창건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내를 맡은 손광순 해설사는 "고려 말 인도의 고승인 지공이 이곳에 머물 때 회암사의 산수형세가 천축국(인도)의 나란타사와 같기 때문에 이곳에서 불법을 펼치면 크게 흥할 것이라고 하자 제자인 나옹이 그 뜻을 따라 대대적인 불사(佛事)를 이뤘다"며 "조선 초에는 태조 이성계, 효령대군, 문정왕후 등이 대규모의 불사를 단행해 전국 제일의 수선도량(修禪道場)이 됐다"고 말했다.

1964년 사적(128호)으로 지정되기 전 촬영된 회암사지는 수백년 동안 뒤편의 산에서 쏟아져 내려온 흙더미에 묻혀 밭으로 경작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열 차례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회암사는 일반 사찰과 달리 궁궐과 유사한 건축양식을 갖추고 있음이 확인됐다.

천보산 자락에 위치한 회암사가 사라진 이유도 확실치 않다. 일각에서는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 소실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고 불교를 배척하는 유생들이 들고 일어나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다. 회암동 산 14-1.

◇조명박물관=양주가 자랑하는 조명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빛·색·조명을 주제로 하는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은 국내 굴지의 조명기업이 건립한 것으로 조명이 갖는 문화적 의미를 관람객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조명캐릭터 마을인 라이팅 빌리지, 연말이면 화려하게 문을 여는 크리스마스 빌리지, 빛의 과학적 원리를 체험하는 이야기 공간과 상상 공간 등에서 다채로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학예연구사 장유진씨는 "필룩스 소극장에서는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공연이 2개월마다 새롭게 선보인다"며 "어린이들을 위한 조명 조립키트 제작 프로그램도 운영해 어린이들이 빛과 조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빛공해관에서는 빛의 중요함과 빛공해에 대한 개념, 빛공해를 방지하는 요령 등을 교육하고 있다. (070)7780-8911, www.lighting-museum.com, 광적면 광적로 235-48.

◇장욱진미술관=장흥면에는 양주가 자랑하는 예술타운이 있다. 그중에서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흥의 아이콘이라고 할 만하다. 미술관은 화가 장욱진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를 모티브 삼아 최성희, 로랑 페레이라 부부가 설계한 걸작으로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디자인으로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다.

장욱진(1917~1990)은 박수근과 이중섭·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2세대 서양화가로 가족과 나무·아이·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소재들을 주로 그렸다. 1947년 김환기·유영국 등과 '신사실파'를 결성한 그는 사물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사물 안에 내재해 있는 근원적이고 정신적인 본질을 추구했다.

장욱진의 작품이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이유다. 미술관에는 고(故) 장욱진 화백의 가족들이 기증한 유작과 그에게 가르침을 받고 한국화단의 거목이 된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031)8082-4245 /글·사진(양주)=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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