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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불황에도 잘나가는 강원랜드 지역개발엔 도움됐는지 의문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기 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카지노업체 강원랜드는 예외인 듯하다. 도박장이어서 오히려 현재의 상황이 호재가 됐기도 하겠다. '한탕'에 인생을 거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17일 실적을 공개하고 지난 2015년 매출이 전년 대비 9.2% 늘어난 1조6,3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무려 16.0% 증가한 5,954억원에 이르렀다. 앞서 2014년과 2013년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1.2%, 5.8% 증가했다.

같은 카지노 업종이지만 다른 업체와도 구별된다. 파라다이스는 2015년 매출이 9.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6.2%가 급감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각각 6.5%, 19.9% 줄어들었다. 차이는 외국인 전용인지, 아니면 내·외국인 모두 출입가능(이른바 오픈카지노)인지에 있다. GKL과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올해 영업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반면 강원랜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외국인 모두 출입이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99%는 내국인, 즉 우리 국민이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도박업도 부진할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오히려 나쁜 사회적 상황이 도박행위를 더 늘리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도박'은 엄연한 불법이다. 특별히 강원랜드는 특별법으로 보호를 받는다. 강원도 정선·태백 등의 부흥을 위한 '폐광지역 개발지원을 위한 특별법(폐특법)'이 그것이다. 지역개발에 도박장이 활용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물론 무조건 양성화한 것은 아니다. 오픈 카지노에는 나름의 규제가 있다. 첫째는 거리다. 강원랜드가 위치한 정선은 주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연스러운 출입제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점점 좋아지는 국토교통 상황은 이를 무색하게 한다. 증권가에서도 연말 개통되는 제2영동고속도로의 최대 수혜자 중의 하나로 강원랜드를 꼽는다. 공익 목적도 있지만 과도한 이익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카지노 매출액의 10%를 걷는 관광진흥개발기금도 당초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있다. 강원랜드는 2014년 한해만 1,416억원의 관광기금을 냈다. 거꾸로 이것이 정부가 강원랜드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한 푼의 세수도 아쉬운 상황에서 1,600억원대 세수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도박장이 잘되면 세금도 늘어난다. 오픈카지노 규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원래 10년을 기한으로 1996년부터 시행된 폐특법은 두 번 연장됐고 현재로는 2025년 만료된다. 30년여 동안 지역개발이 안 됐다면 다른 대책이라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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