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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이 해외에서 한국문화 보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 한국어 교육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한류를 포함한 한국문화 확산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작은 재외문화원'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년 주요업무계획에 따르면 문체부는 올해 상반기 중에 '세종문화아카데미(King-Sejong academy·가칭)' 1~2곳을 오픈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세종문화아카데미는 세종학당 내에 설치하며 4개 분야로 구성된 문화프로그램을 추진한다. 4개 분야는 대중문화(K-pop)·전통(K-tradition)·스포츠(K-sports)·음식(K-food) 등이다. 문체부는 3월까지 사업계획을 수립한 후 5~6월에 1~2개소를 시범 운영하고 이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된 역할이 한국어 보급기관이던 세종학당의 이러한 사업 확대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평가된다. 한 나라의 언어가 곧 문화인 상황에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포괄적으로 전파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세종학당은 앞서도 한국어와 함께 한국문화 교육기관으로 주제별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014년에는 한국 혼례·의복, 지난해는 공예·음식이었고 올해는 미술·주거문화 프로그램이 중점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또 한국문화를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에서도 '한국문화가 있는 날'(가칭) 행사 개최를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 개최 지역을 해외로도 넓히겠다는 취지다. 세종학당재단에 따르면 오는 6월 29일(6월 마지막주 수요일) 전후로 '한국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시범 실시한 뒤 성과를 분석, 매년 상·하반기 1회씩 정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종학당은 지난 2007년 해외 외국인 대상 한국어 보급기관으로 첫선을 보였다. 2012년에는 전세계 세종학당을 운영·지원하는 기관으로 '세종학당재단'이 출범했다. 출범 첫해인 2007년 3개국 13개소였던 세종학당은 지난해말 현재 54개국 138개소로 늘어났다. 해외문화홍보원 산하의 재외문화원이 24개국 28개소인 것을 감안하면 숫적으로는 세종학당이 더욱 방대한 조직인 셈이다. 다만 다른 나라의 자국어 보급기관들에 비하면 여전히 미약하다. 2004년 설립된 중국의 공자학원은 이미 116개국 1,086개소에,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는 93개국 158개소에 각각 진출해 있는 상태다. 정부는 오는 5월까지 10개소 내외를 신규지정하면서 세종학당 확대를 서두른다. 특히 9월까지 '세종학당 표준모델' 2개소를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표준모델은 기존에 들쑥날쑥한 시설과 프로그램, 인력을 최적화해 한국어 및 한국문화 보급기관으로 세종학당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문체부측은 "국내외 한국어 보급 확대를 통한 한글의 가치확산과 한국어 및 한국문화의 국제적 저변확대를 위해 세종학당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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