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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 만든다

난개발 막고 한옥 특성 살리려 북촌·서촌 이어 구역지정 추진

공공 앵커시설 등 마련 위해 서울시, 12월까지 용역 진행

종로3가역 일대 새 상권 부각


서울 인사동과 종묘 사이인 종로3가 후면. 이곳에는 좁은 골목길 좌우로 1층짜리 노후 한옥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바로 1930년대에 형성돼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집단지구로 꼽히는 익선동 165번지 일대다.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묶인 지 12년이 흐르는 동안 건물은 노후화되고 있으며 카페와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상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 익선동 165번지 일대 한옥촌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이 추진된다. 북촌과 서촌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이어 익선동 일대도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한옥의 특성을 살린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시에 따르면 익선동 도시환경정비구역에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총면적 3만1,121㎡에 달하는 익선동 165번지 일대는 1930년대에 개발업자 정세권씨가 분양한 서민형 한옥 100여채가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익선 한옥지구는 지난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4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해체되는 등 추진이 무산됐다. 현재 주변 지역은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되는 상태로 도시환경정비구역이 해제되면 익선지구만 구역이 뻥 뚫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역 기한은 올해 12월까지로 현재는 기초조사 단계"라며 "이곳은 토지 용도가 주거인 서촌이나 북촌과 달리 상업이기에 개발 압력이 높아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용역 착수 보고를 살펴보면 지역의 역사적 가치와 장소성을 회복하고 현재의 구역 특성을 유지·보전하려는 목적의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돈화문로와 피맛길이 연결된 도시조직, 서민 한옥 밀집 등 지역의 특성을 유지 및 보호하겠다는 목표가 명시됐다. 구체적으로는 한옥구역 지정 및 공공앵커시설 마련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익선동 한옥지구는 종로3가역 초역세권이라는 뛰어난 교통 접근성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식물' '익선동121' '익동다방' '거북이슈퍼' '그랑' 등 특색 있는 카페와 점포들이 속속 개장하면서 북촌과 서촌에 이어 신흥 상권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현재 땅값도 3.3㎡당 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곳은 입지가 뛰어나고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상업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급속하고 일률적인 상업화의 폐해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 및 장치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을 보상하기 위한 방안 등이 지구단위계획 도입 전이라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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