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손꼽히는 이토 모토시게(사진) 도쿄대 교수는 "금융 완화와 구조개혁을 추진한 아베노믹스로 '고에몬부로(일본식 욕조)'가 달아올랐지만 아직 안의 물까지 데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토 교수는 1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연찬회에서 아베노믹스의 정책에 대한 강연을 가졌다.
이토 교수는 "아베 총리가 지난 6년간 추진한 금융 완화와 구조개혁으로 물가 상승, 고용 시장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환율, 고용, 명목 국내총생산(GDP) 등의 지표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실물경제 개선을 체감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토 교수는 "목욕통은 달아올랐지만 안의 물까지 따뜻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그동안 디플레이션이 너무 길어 심리적 개선이 단기간에 나타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토 교수는 "2단계 아베노믹스에서는 목욕통 속 물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투자·지역경제를 개선하는 것이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중앙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서도 당장은 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소비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토 교수는 "명목금리가 아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야 투자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또 임금 상승이 아베노믹스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토 교수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데도 종신고용제로 임금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임금 인상은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일본 경제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이토 교수는 "일본 경제 활성화의 최대 무기는 막대한 금융자산"이라고 지목하며 "금융자산이 투자로 흐르게끔 연기금의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