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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우리의 오페라를 만들자

오페라로는 처음으로 1948년 라 트라비아타가 서울 명동의 시공관에서 공연이 있은 후 우리나라에서 오페라는 해가 다르게 발전해 왔다. 그리고 1970~80년대에 들어서는 소프라노 이규도, 테너 박인수, 바리톤 김성길과 같은 훌륭한 오페라 가수들이 외국에서 돌아와 그 탄력을 받아 오페라계는 더욱 많은 청중을 확보하게 됐고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이르러,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페라 가수를 배출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매해 우리나라 무대에 올려지는 오페라들은 거의 정해져 있다.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토스카, 나비부인, 사랑의 묘약 등… 아마도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는 십여 작품에 불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오페라단이나 그 외의 훌륭한 오페라단에서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위에 언급한 작품들 만큼 지속적인 공연 횟수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는 창작오페라라고 불리우는 작품들이 있다. 다름아닌 우리의 익숙한 이야기로 우리의 작곡가들이 우리말 가사로 만든 오페라를 일컷는 것인데 여태껏 수많은 창작오페라가 발표되었는데도 유감스럽게 아직 서양의 유명 작품들을 능가할만한 오페라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오페라인 현제명 작곡의 '춘향전'을 좋아한다. 현재까지 이 작품만큼 많은 공연횟수를 가진 한국 창작오페라는 없다. 이것은 '오랜 기간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는 예술작품' 이라는 클래식의 정의에도 부합되는 것이며 무엇보다 청중에게 외면당하지 않은 오페라라는 간단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청중이 좋아하고 기꺼이 즐길만한 우리나라의 오페라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 1980년대 인기를 끌어 지금까지 계속 공연되고 있는 '마당놀이' 라는 장르가 있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고 사방이 객석으로 이루어져 배우들과 청중이 교감하여 그 에너지가 합쳐질 때 비로서 공연이 완성되어진다. 필자는 이 마당놀이를 볼 때마다 우리 청중의 스타일과 우리 청중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청중은 공연을 그저 눈과 귀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의 청중은 그 공연에 참여하고 싶어하며 일부가 되고 싶어한다. 이것은 전 세계의 어느 민족보다도 흥이 넘치는 우리만의 특징이라 생각하며 오페라계 또한 이러한 우리 청중을 위해 진정 새로운 우리의 오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우리의 작곡가가 만들고 우리의 이야기와 우리말로 되어져 우리의 성악가가 제일 잘 표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출연하는 우리의 예술가들이 우리 청중과 하나가 되어 공연하는 우리의 오페라! 생각만 해도 필자는 가슴이 벅차 오른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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