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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 국악으로 들어볼까

국립국악원 내달 3일 올해 첫 ‘목요풍류’ 무대, ‘봄의 노래’들로 꾸며

정악단의 연주 모습/사진제공=국립국악원




봄 기운을 한껏 품은 우리 고유의 음악들이 무대에 오른다. 성큼 다가온 봄의 길목에서 우리 조상들이 어떤 음악을 들으며 계절을 만끽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다음 달 3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내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목요풍류’ 첫 무대에 정악단·민속악단·창작악단 등 국립국악원 3개 예술단이 선보이는 ‘봄의 노래’ 공연을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정악단은 아름다운 봄날 늦은 잠에서 깨어나 그리운 임을 찾아가는 광경을 읊은 ‘춘면곡(春眠曲)’과 봄비 같은 장단이 특색인 ‘도드리’, 무르익은 봄날의 따사로움을 담아낸 ‘염양춘(艶陽春)’을 들려준다. 특히 춘면곡을 연주하면서는 조선시대 이후 자취를 감췄다 현대에 들어 다시 복원한 현악기 ‘월금(月琴)’을 편성해 색다른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도드리’ 역시 가야금과 해금, 양금 등 현악기로만 편성해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줄(絃) 풍류’ 편성곡으로서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가야금의 발현과 해금의 찰현, 양금의 타현이 어우러지며 6박의 은근한 봄비 소리를 전한다.

창작악단은 봄을 시기하는 겨울 눈을 묘사한 황병기 선생의 작품 ‘춘설(春雪)을 연주하고, 민속악단은 남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서용석류(流) 해금 산조 중 진양과 자진모리를 들려준다. 느리고 빠른 악장의 극명한 대비가 봄날 정경에 어울리는 색채감을 더한다.



공연 마지막 무대는 판소리 ‘춘향가’의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장면·노래) ‘나귀치레’와 ‘적성가’로 마무리된다. 봄나들이를 나서는 이몽룡을 위해 수선을 떠는 방자의 흥겨움과 광한루에 올라 눈부신 봄의 정경을 찬미하는 이몽룡의 노래를 통해 다가오는 봄의 아름다움을 미리 전할 예정이다.

한편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음악 문화를 계승해 21세기 풍류를 전하는 ‘목요풍류’ 공연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33회 진행된다. 전석 2만원. (02)580-3300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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