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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800만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는 작지만 강한 나라다. 역대 노벨 수상자의 22%, 전 세계 500대 기업의 경영진 중 40% 이상을 배출한 인재 강국이다. 또 국민 1,540명당 1명의 벤처기업가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나스닥 상장기업이 많은 대표적인 창업국가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모두 유대인 출신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후츠파 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기업인과 요즈마 펀드 등 이스라엘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등이 오늘의 이스라엘을 탄생시킨 원동력이다.
우리나라도 창업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 3년간 다양한 창업지원정책을 펼쳤다. 창업선도대학사업을 확산시켰고 기술창업 보육 센터인 팁스타운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등으로 지난해 신설법인은 9만4,000개, 벤처기업은 3만개를 돌파했다. 다만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창업 선진국보다 창업 도전 의지가 낮고 창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창업 후 생존율이 낮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창업국가에서 창업대국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창업단계별 맞춤형 지원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준비 단계에서는 청소년·대학생·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맞춤형 창업교육을 실시해 어릴 때부터 도전정신을 함양하는 등 창업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창업실행 단계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제품제작, 창업공간 제공,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열정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혁신적인 창업자를 발굴·육성해야 한다. 창업성장 단계에는 유망한 창업기업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후속지원을 해야 한다. 창업 3~7년 차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투자 등 연계지원을 통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 재도전 단계에서는 실패의 경험을 자산으로 다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재창업 교육부터 사업화까지 맞춤형 밀착지원을 해야 한다.
이스라엘도 처음부터 뛰어난 창업국가는 아니었다. 안보는 항상 불안했고 자원은 부족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인재육성에 집중했다. 청소년 때부터 교육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키웠고 글로벌을 지향한 창업시책, 연구개발 지원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한 결과 세계가 인정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스라엘과 여러 상황이 비슷하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이제 이스라엘 못지않은 인적자원과 창업환경을 보유하게 됐다. 이런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단계별 맞춤형 창업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을 창업대국으로 우뚝 서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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