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비즈니스 전략으로 급부상한 해시태그. 해시태그는 개별 콘텐츠에 태그(#)를 달아 서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검색을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사용이 간편해 기업들의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인기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하지만 마냥 좋은 면만 있을 수는 없는 법. 해시태그 비즈니스의 명과 암을 들여다본다.
#해시태그 #문화 #마케팅
1세대 SNS는 오프라인 관계 기반의 ‘일촌’ 문화였다.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일촌을 맺고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SNS를 활용했다. 스마트폰 유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열린 모바일 시장에서 맞이한 2세대 SNS는 자신만의 1인 미디어를 만드는 ‘채널’ 문화다.
모바일에서 쉽게 콘텐츠를 수집하고, 개인 스스로 1인 매체가 돼 글자와 영상을 만들어냈다. 해시태그는 그 틈바구니 속에서 등장해 혼재돼 있는 콘텐츠들을 통제할 규칙으로 사용됐다. 즉, 비슷한 관심사를 둔 사람들끼리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된 것. 그러다보니 소비자 타깃을 정하고 제품을 팔아야 할 기업에게 해시태그는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원장은 “온라인 키워드 검색을 주로 할 때 해시태그는 ‘강남맛집’ 등 키워드를 모아 한번에 볼 수 있어 기업에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이벤트 #기호
해시태그 비즈니스 마케팅의 좋은 예로 지난해 스웨덴 자동차회사 볼보의 슈퍼볼 광고가 꼽힌다. 볼보가 선택한 건 TV광고 대신 해시태그(#)를 활용한 트위터 캠페인. 경기 중간에 쉬는 시간인 인터셉션(Interception) 시간에 ‘#VolvoContest(볼보콘테스트)’라는 해시태그를 전광판에 달고 볼보 신차를 선물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이유를 언급하도록 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활발히 이벤트에 참여했고, 불과 4시간 만에 해당 해시태그를 단 트윗은 5만개를 기록했다. 에어프랑스는 ‘#Franceisintheair(프랑스이즈인디에어)’를 통해 유튜브 홍보 영상을 만들고 슬로건을 해시태그로 활용해 매출 증대라는 짭짤한 재미를 봤다.
국내 기업들도 마케팅 수단으로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을 해시태그를 통해 분류하는 사진과 동영상 기반의 SNS ‘폴라(Pholar)’ 앱을 출시했다. 폴라는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1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오비의 맥주 카스는 신제품 ‘카스비츠’를 출시하며 ‘#cassbeats‘를 활용한 대규모 이벤트를 열어 해시태그 2,000여건,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만명을 넘어서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PR회사인 KPR 산하의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유별 연구원은 “다른 사람과 다 같이 볼 수 있는 데이터가 한 공간에 모여서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필터링 #독
하지만 해시태그의 장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묶인 게시물에 반감을 갖고 있는 누리꾼이 부정적 사진을 올리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광고주 입장에서 콘텐츠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해치는 콘텐츠를 올릴 경우 브랜드 입장에서 손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유별 연구원은 “실제로 지난해 말 한 유명 SNS에서 ‘치맥’을 검색하자 연결 창이 성인물로 도배된 일이 발생했다”며 “악용하는 사람들을 필터링할 전담팀이 미비해 제대로 걸러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개인 등 콘텐츠 제작자와 정부 차원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악성 해시태그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게시물 열람에 연령 제한이 없어 대응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자체 플랫폼에 유입되는 음란물 유통 차단을 위해 페이스북 타임라인,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12월 ‘한글 해시태그 필터링’을 도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호’로 자리매김한 해시태그. 비즈니스 마케팅 시장에서 건전한 홍보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오남용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원장은 “현재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태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만큼 제한이 어렵다”며 “연예인 악성댓글 고소, 고발 사건이 공개되면 피해 사례가 줄어드는 것처럼 해시태그도 악성 게시자들을 추적하고 공개적으로 고발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현기자 movingshow@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