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2일 ‘반공화국 적대행위’ 혐의로 북한에 억류된 미국 버지니아대 3학년 학생인 오토 웜비어(21)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웜비어는 이날 회견에서 “양각도 국제호텔 종업원 구역에서 조선(북한) 인민에게 자기 제도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주는 정치적 구호를 떼버리는 범죄를 감행했다”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죄했다. 그는 “이 임무를 미국 우애연합 감리교회로부터 받고 (미국 중앙정보국과 연계된) Z협회의 부추김과 미 행정부의 묵인 하에 범죄를 감행했다”며 “목적은 조선 인민의 투쟁 정신과 정열을 꺾어보려는 것으로서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사전준비를 면밀하게 한 데 대해서와 조선을 반대하는 엄중한 범죄를 감행한 내가 평양에서 지금 공명정대한 법 절차와 인도주의적 대우를 받고 있다”며 “미 행정부가 집요하게 떠들고 있는 조선의 ‘인권문제’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위선적인 구실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제재 수위를 낮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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