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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짙어진 중국, 양회 앞두고 '안정' 대신 '성장'카드 꺼냈다

中 지준율 0.5%P 인하 왜

2월 제조업 PMI 49.0 기록… 1월보다 떨어져 7년來 최악

경기부양 추가조치 가능성

위안화 6일만에 0.1% 절상… 시장 불안 잠재우기 나선 듯


연초 이후 주가급락과 실물경기 위축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3일 개막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라는 정치 행사를 앞두고 '안정' 대신 '성장' 카드라는 위기탈출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내리막길을 걷는 수출 증가율, 최근 7년 내 최악의 제조업 경기 등 심상치 않은 경제지표에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안정이라는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싣는 최강의 공격책을 선택한 것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언론들은 전날 중국의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하 조치와 관련해 "중국이 위안화 안정 대신 성장에 방점을 둔 길을 선택했다"며 "향후 중국 당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이번 지준율 인하와 관련 후속 조치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가 지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09년 1월 이후 최악으로 추락하는 등 경제둔화 조짐이 짙어지면서 획기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한층 절박해진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월 제조업 PMI는 49.0을 기록해 7개월 연속 경기위축 기준선인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시장의 예상치(49.4)에 크게 못 미친 결과이며 2009년 1월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발표한 2월 차이신 제조업 PMI도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진 48.0으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나티시스은행의 알리시아 헤레로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경제성장을 위해 최대한 많은 통화정책을 쓰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이미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중국 당국의 입장이 그만큼 절박해졌다"고 지적했다.

WSJ는 성장으로 무게추가 기운 중국이 이제 위안화 변동성 확대라는 고민을 떠안게 됐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경기둔화를 우려한 외자탈출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 정책이 위안화에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WSJ는 "달러화 유출을 막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려면 중국 당국이 외환개입이라는 반(反)시장 정책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신뢰 악화와 시장 동요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안정보다는 성장 위주로 정책의 방향키를 잡은 만큼 경기를 확실히 부양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장 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양회 기간 중 얼마나 파격적인 재정 확대 정책이 발표될지에 글로벌 금융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와 부동산 부양 등을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의 재정적자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실물경기 둔화 추세가 심각해지면 기준금리 카드마저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중국 당국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02% 내린(가치절상) 달러당 6.5385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린 것으로 지난달 22일 이후 6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는 전날 지준율 인하로 위안화 약세 우려가 커진 것을 의식해 위안화 환율 떠받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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