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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갑 맞은 한국 증시, 홍콩·싱가포르 따라잡으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3일로 개장 60주년이 된다. 1956년 3월3일 대한증권거래소라는 간판을 걸고 거래를 시작했으니 딱 환갑을 맞은 셈이다. 그동안 우리 증시는 비약적인 외형성장을 이뤘다. 당시 12곳에 불과하던 상장기업이 이제는 유가증권·코스닥 합쳐 1,927개사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2,312억달러로 세계 14위 수준이다.

대외적인 성과도 크다. 파생상품시장은 신흥국의 벤치마킹 대상이고 거래 시스템은 베트남 등에 수출되고 있다. 1962년 5월의 '증권파동',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위기를 넘기고 이룬 성과라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 상태로는 아시아의 변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다.

무엇보다 우리 증권업계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내부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독점적 권리를 이용해 비슷비슷한 서비스로 수수료 나눠 먹기를 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동북아 금융허브를 외치지만 제대로 진행되는 게 있는가. 국제화의 잣대 중 하나인 상장 외국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것도 중국 등 일부 나라의 고만고만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유가증권시장은 2012년 4월 이후 외국 업체의 신규 상장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올해를 외국 기업 상장 재개의 원년으로 삼고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지만 기업 부담이 큰 지금의 상장제도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거래소는 향후 60년의 목표를 '글로벌 톱7'으로 잡았다고 한다. 홍콩·싱가포르 등을 모델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천수답 경영 탈피와 상장제도 개선 등 거래소와 업계 모두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나오도록 자본시장 규제도 과감히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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