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시점인 3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지속해야 한다는 이종걸 원내대표를 향해 고함을 치면서까지 필리버스터를 중단시켰다. 김 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지지층의 이탈을 경고했음에도 “필리버스터는 결국 이념대결로 가는 것이다. 총선은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패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상 원외 인사인 김 대표가 현역 의원들의 의원총회 결과를 뒤집고 자신이 짠 총선 프레임을 강요하는 모습에서 김 대표로 집중된 당내 역학 구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는 자신이 없으면 더불어민주당은 망한다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선구자 의식이 강해 당내 소통은 원활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탈당 정국에서 유일한 희망으로 등장해 견제 세력이 업는 김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은 김 대표의 필리버스터 중단 지시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주류 중진인 문희상·유인태 의원이 1차 컷오프에 포함된 후에도 중진을 겨냥한 2차 컷오프를 김 대표가 강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높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이거 김 대표가 무서워서 살 수 있겠느냐”며 “그럼에도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 등장 이후 당 지지율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 김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의원이 사실상 공천 배제 결정을 받고도 탈당을 하지 않고 ‘백의종군’ 선언을 한 것은 주류가 김 대표 체제의 힘의 구도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경제민주화와 함께 햇볕정책 수정 발언 등 좌우 균형을 잘 잡고 있다는 당내 여론도 높아 공천 진행과정에서의 반발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윤기자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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