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유타주 솔트레이트시티의 유타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는 약자를 협박하고 부정직하며 여자를 혐오하는 인물”이라며 “만일 공화당이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다면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에 대한 전망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의 공약은 (사기 혐의로 피소된) ‘트럼프 대학’의 학위처럼 쓸모없는 것”이라며 “그는 미국 국민을 가지고 놀고 있으며 국민을 속이고 백악관행에 무임승차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롬니가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포틀랜드 유세에서 “롬니는 4년 전 대선에서 형편없이 깨진 후보”라며 “2012년 대선 때 그는 내게 지지를 구걸했다”고 인신공격을 했다. 이어 “롬니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려다가 내가 무서워 출마계획을 접었다”며 “그는 경량급이자 덩치만 큰 겁쟁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롬니와 트럼프는 모두 사업가 출신으로 전 대선 때만 해도 서로 정치적 동지였다. 당시 롬니는 자신을 공식으로 지지했던 트럼프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나도 민간 영역에서 삶은 보냈지만, 이 사람 만큼 성공하지 못했다”고 극찬한 바 있다. 트럼프도 롬니를 대신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출생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롬니를 도와주기도 했다.
롬니가 갑자기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것은 공화당 주류의 요구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주말 4년 전 대선 때 러닝 메이트였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만나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롬니는 원칙있는 보수주의자”라며 “그는 진정으로 공화당의 미래를 염려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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