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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발(發) 야권통합론을 거부하고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광야 같은 상황이지만)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며 독자노선을 재확인했다. 지난 4일 국민의당 심야 의원총회 결과를 재강조한 것으로 야권통합 논의가 계속 나와 당이 흔들리는 상황을 다시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6일 마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통합만으로 의석을 몇 석 더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정권교체 희망은 없다"며 "원칙 없이 뭉치기만 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만년 2등, 만년 야당의 길"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 저는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뿐"이라며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땅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원색적인 표현도 썼다.
안 대표는 이어 수도권 접전 지역에서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의 분명한 목표는 기득권 양당 체제를 깨는 것"이라며 '연대 불가'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별도로 만나 "지난 4일 연석회의에서 '수도권 연대도 아니다'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소개한 뒤 "향후 또 그런 논의가 필요하다면 논의될 수 있겠지만 분명히 공식적이고 확고한 입장은 수도권 연대도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지역구별로 후보 간 연대는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지방선거는 몰라도 총선에서 그런 사례가 없다"면서 "있을 수 없고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통합·연대 불가론에 반발해 탈당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최 대변인은 "설사 약간의 견해차가 있더라도 탈당은 정치적 사망"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기자회견에 대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죽어도 못하겠다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총선 응원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보기에는 (안 대표가) 너무 좀 흥분된 상태가 아닌가 본다"며 "그래서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지고 '죽어도 못하겠다' 하는 이런 표현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 대표가) 회견 자리에서도 너무 자제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말을 했다고 생각된다. 내가 논할 가치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일단 야권통합론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판단하고 원내교섭단체 구성 목표를 재조준할 방침이다.
/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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