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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우수 중소병원이 잇따라 중국 진출에 나서 '의료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이 아닌 지역 중소병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드문 일로 향후 의료관광객 유치는 물론 청년 의료인력의 해외취업 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대구시와 지역 중소병원 등에 따르면 대구 의료기술의 우수성이 중국 현지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올해에만 5∼10개의 한·중 협력병원이 설립될 예정이다. 첫 테이프는 지난 1월 중국 서안에서 문을 연 'K-뷰티 메디컬센터'(연면적 2,300여㎡)가 끊었다.
K-센터는 대구의 올포스킨피부과, 덕영치과, 자연미인성형 등 5개 피부·성형·치과 병원이 컨소시엄을 구성, 중국 국립서안의과대학과 합자형태로 설립됐다. 병원 건물과 의료 장비는 중국 측이 투자하고 대구 병원은 의료인력과 기술, 의료시스템을 지원하는 구조다. K-센터 관계자는 "현재 피부과 중심에서 상반기 중 성형 및 비뇨기과 등으로 진료과목을 확대하고 병원 주변을 한국형 거리로 조성해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등의 참여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의료기관 해외진출 컨설팅 기관인 한국청년취업연구원은 앞으로 심양 등 중국 5곳에 이 같은 형태의 한중 협력 병원을 추가 개소할 계획이다.
올포스킨은 이와 별도로 4월에 중국 귀주 1호점도 개원한다. 중국 신기투자유한공사와 합자 형태로 설립되며 K-센터와 마찬가지로 올포스킨이 인력과 기술, 의료시스템을 지원한다. 귀주 1호점은 10층짜리 호텔에 1층 비뇨기과·치과, 2층 피부과, 3층 성형외과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구의 오블리제성형외과 역시 다음달 중 중국 BBC그룹을 현지 파트너로 북경21세기호텔 2층에 북경오블리제의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중소병원뿐 아니라 대구지역 대학병원도 중국 진출에 가세하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은 중국 칭다오 국제경제합작구와 손잡고 내년 개소를 목표로 '칭다오 국제진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칭다오협력구가 500억원을 투입해 짓는 국제진료센터에는 모발이식센터와 건강증진센터, 소화기센터, 미용성형상담센터 등 경북대병원이 강점을 가진 의료시설이 들어선다.
이처럼 대구 병원의 중국 진출이 활발한 것은 도시브랜드를 '메디시티'로 내세운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대표 원장은 "대구는 타 시도와 달리 의사회, 치과의사회, 약사회, 한의사회 등 각 의료단체와 지방정부 간 민관 협력이 아주 활발해 의료한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구 병원의 해외시장 개척은 앞으로 의료관광객 유치는 물론 국내 잉여 의료인력의 해외 진출, 의료기술력 전수, 약·화장품 등 의료산업 동반 진출, 피부관리·간호 분야 청년취업 증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또 해외진출과 관련한 병원 원장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중국 내 병원개원식에는 경제부시장이 직접 참석해 같은 직급의 중국 지방정부 관계자의 참석을 이끌어 내고 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구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은 장기적으로 메디시티 대구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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