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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둑 최강자인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소프트웨어'알파고(AlphaGo)'의 대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판가에서 바둑과 인공지능 관련 책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는 이세돌-알파고 대결의 영향으로 최근 바둑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평소보다 1.45배 증가했다.
예스24의 경우 로봇·인공지능 관련 도서 판매량은 지난 1월에 비해 2월 판매량이 2배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학자로 유명한 제리 카플란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가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생활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예측하는 내용을 담은 '인간은 필요 없다'는 2월 한달간 477권이 팔려, 1월에 비해서 판매량이 8.7배 증가했다.
한 온라인서점의 관계자는 "출판가에서는 이세돌-알파고 대결이 실제로 진행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둑과 인공지능에 대한 책들이 더 많이 팔리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라딘에서 8일 시작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승자 맞히기 이벤트에는 첫날부터 5,000명이나 참여하는 등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출판가에서는 이번 대결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책으로 이번 게임의 당사자인 이세돌 9단이 내놓은 자서전 '판을 엎어라'를 꼽고 있다. 이 책은 큰 판에 강한 진정한 승부사, 초반의 불리한 형세를 뒤집고 승리를 얻는 '역전의 승부사'라 불리는 이세돌 9단의 이야기와 그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낸 책이다. 강력한 수 읽기와 집중력과 승부근성, 자신감과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음으로써 승리를 얻는 이세돌만의 특별한 비결을 이야기하고, 영원한 라이벌인 구리와에 대한 단상 등 그동안 언론을 통해 말하지 못했던 바둑 이외의 생각들과 선배기사로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조훈현 9단이 깨달은 '생각의 힘'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인생에 담대하게 맞설 수 있는 조언을 건네는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수십년간 전세계 바둑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아온 이창호의 바둑과 승부의 기록을 담은 '이창호의 부득탐승'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책이다.
인공지능 관련 책으로는 사이보그 인류학이라는 주제로 논쟁거리를 제공한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가 이번 대국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게 도움을 줄 만한 책으로 꼽히고 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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