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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첫 민주화 대통령 내일 윤곽

아웅산 수치가 선택한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뽑힐 듯

수치의 '은막정치', 순조롭게 이어질지는 불투명

지난 1962년부터 50여 년간 이어져온 군부정치가 막을 내린 뒤 탄생하는 미얀마 첫 민주 대통령의 윤곽이 내일 드러난다.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아웅산 수치 대표가 선택할 후보가 일종의 대리인으로서 미얀마 차기 정부를 이끌 게 유력해, 그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얀마 상원·하원·군부는 10일 헌법에 따라 각각 1명씩 대통령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미얀마 상하원은 이르면 후보등록 직후 투표를 통해 세 후보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선출한다. 나머지 두 명의 후보는 부통령에 임명된다.

수치 대표가 이끄는 NLD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첫 민주 총선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이에 따라 그가 어떤 후보를 지목하는지가 사실상 차기 대통령의 향방을 가르게 된다. ‘민주화의 상징’인 수치 대표는 한 때 직접 대통령에 오르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군부의 반대로 배우자가 외국인일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미얀마 헌법 59조를 고치지 못해 직접 대통령직을 수행하지는 못하게 됐다.

현지에서는 틴 콰 NLD 의원, 수치 대표의 주치의인 틴 묘 윈 등 수치 대표의 핵심측근들이 앞으로 미얀마를 이끌 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누가 되든 “대통령 위에서” 미얀마를 이끌 것이라고 공언해 온 수치 대표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인물이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 대표의 ‘은막 정치’가 언제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새 대통령이 수치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거나 숨고르기 중인 군부와 손을 잡을 경우, 미얀마 정국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리처드 홀 정치분석가는 WSJ에 “만일 수치 대표의 말을 충실히 따르기만 한다면 새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그가 군부를 건드리거나 수치 대표와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면 문제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군부의 영향력도 여전히 크다는 점도 국정 운영의 난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의 헌법은 의회의 4분의 1은 군부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헌법 개정을 위해 총 의석의 75%를 확보해야 하는 현행법 아래서 군부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개헌 시도를 차단할 수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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