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은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알파고와 펼친 세번째 반상의 대결서 흑돌을 잡아 다섯번째 수부터 초반 공세를 본격화했다. 특히 중국식 포석 등을 펼치며 알파고를 압박했으나 알파고가 날일자로 걸친 뒤 우하귀를 눈목자로 굳히는 새로운 형태의 포석 등을 펼치며 응수했다.
이세돌은 경기 시작 약 1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알파고의 역습에 밀려 궁지에 몰리는 듯했다. 이세돌은 수 차례 알파고를 흔드는 회심의 수들을 날렸으나 알파고가 기보에서 찾기 힘든 의외의 수들을 던진 것이다. 30번째수를 넘어가면서 이세돌 9단이 수세로 돌아서는 듯했다. 40수를 넘어가면서 이세돌의 좌변은 거의 다 깨졌다. 그나마 우상귀쪽이 살아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세돌은 지난 두 차례의 대국 패인을 동료 기사들과 절치부심 연구해 초반에 기선을 잡아야 한다는 결론을 가지고 이번 승부에 임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특유의 ‘족보 없는 확률 바둑’을 냉정히 펼치며 이세돌의 공격을 피해갔다. 특히 30번째수에선 흑돌에 대응해 약 10초만에 백돌을 둬 해설자들을 놀라게 했다. 알파고는 그간 한 수를 두기 전에 보통 1분 이상의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대국은 백돌을 두는 기사에게 덤으로 7집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둑에선 선수를 놓는 흑돌측 기사가 유리하므로 백돌측 기사에게 핸디캡을 만회해주기 위한 중국식 규칙을 적용한 경기다. 알파고의 바둑 프로그램은 중국식 규칙을 기준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이 같이 방식이 적용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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